삼성SDI가 에너지정장장치(ESS)용 배터리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전동공구용 배터리 수요 둔화 등 시장 침체에 따른 여파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7545억원, 영업손실 256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것이다. 연간 기준 매출은 16조5922억원, 영업이익은 3633억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22.6%, 76.5% 줄었다.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5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줄었다. 영업손실은 2683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은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영향으로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에 따라 매출이 줄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1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0%, 전분기 대비 27.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6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공정소재는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 투입량 증가로 소폭 성장했으나 디스플레이 공정소재는 계절적 영향으로 수요가 축소되며 판매가 줄었다.
여타 부문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ESS용 배터리는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미주 인공지능(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SDI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동력 강화에 향후 3년 간 재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배당 재원인 잉여현금흐름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 2027년까지 3년 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약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ESS용 배터리 시장은 AI산업 영향 등으로 전력용 및 UPS용 수요가 증가하며 북미를 중심으로 약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소형 배터리 시장은 인도 등을 중심으로 전기이륜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전동공구 등은 고객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며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재료 부문은 AI용 고부가제품 수요의 확대에 따라 반도체 소재의 안정적 성장을 예상했다.
삼성SDI는 "올해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이라는 핵심 전략을 통해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기술력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상반기에 실적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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