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래머 "노골적인 의상과 대조 이뤘지만 지나친 집착"…트럼프 장녀 드레스 논란

"노동자→상류층, 상징성 담은 드레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무도회에서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를 입고 나온 가운데 현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재벌가 출신인 이방카가 생애 내내 사회 공헌을 실천한 헵번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은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방카 인스타그램.

이방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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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이방카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무도회에서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춤을 췄다.

이방카는 이날 배우 오드리 헵번(1929~1993)이 1954년에 제작된 영화 '사브리나'에서 입은 의상을 재현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 드레스는 지방시가 헵번을 위해 맞춤 제작한 의상이다. 상의는 어깨선을 드러냈고, 스커트는 넓게 퍼지게 했다. 하얀색 원단에 검은색 꽃 자수가 새겨진 게 특징이다. 이방카는 액세서리 역시 헵번의 착장을 재현했다. 올림머리를 한 이방카는 팔꿈치 길이의 검은색 장갑, 스틸레토 힐,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무도회에서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를 입고 나온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방카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무도회에서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를 입고 나온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방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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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 이번 이방카가 착장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브리나'에서 헵번의 드레스는 노동자 계층의 딸이 상류 사회의 중심인물로 변신하는 순간을 상징하는데 이같은 맥락을 재벌가 출신인 이방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패션 매체 글래머는 "이방카는 1950~60년대 여성미를 강조하면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미학에 호소하는 듯했다"며 "다른 참석자들이 착용한 노골적인 의상과는 대조를 이루긴 했지만 과거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유한 배경의 그녀가 헵번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옷을 선택한 것은 시대와 메시지의 불일치를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특히 헵번이 전 세계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해 활동했던 인물인 만큼, 헵번의 팬들 사이에서 비판이 거세다. 헵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에 저항하는 네덜란드 저항군의 일원으로 활동했고 은퇴 이후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인권운동과 자선 활동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7년 프랑스 문예공로훈장 코망되르를, 1992년에는 미국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의상 논란과 관련 헵번의 장남 숀 헵번 페러(64)는 돌아가신 어머니에게서 영감을 얻어 우아함과 품격을 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어머니의 정치 성향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르다며 "유니세프 대사였던 어머니는 태어난 이념적 환경과 관계없이 전 세계의 권리를 박탈당한 어린이들을 대신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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