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배송, 죄송합니다"…택배문자에 울컥

누리꾼 "사람 갈아넣는 배송 원하지 않아"
국토부 "설 택배 종사자 휴식 보장할 것"

설 연휴를 앞두고 급증한 물량에 늦은 시간까지 배송 업무를 하는 택배 기사의 문자 메시지가 온라인에 공개됐다. 2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으로 갈리고 있는 것 같은 택배 노동자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문자 메시지가 공유됐다.


설 명절을 앞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각 의원실로 배달된 택배 상자가 가득 쌓여 있다. 김현민 기자

설 명절을 앞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각 의원실로 배달된 택배 상자가 가득 쌓여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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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노동자가 보낸 이 문자메시지에는 "물량 과다로 이제 센터에서 2회전 물량 싣고 출발합니다. 대략 새벽 2시 돼야 배송 완료될 것 같습니다. 배송이 많이 지연되니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을 적었다.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유한 누리꾼은 "새벽 2시라니 이게 말이 되는 거냐. 여기서 나 혼자 '천천히 받아도 된다'라고 해봤자 의미가 있는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오늘 받은 문자 너무 짠하다"며 "금일 명절 특수기로 물량 대 폭주로 생물을 제외한 당일 배송은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화는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 새벽까지 계속 배송해야 해서 배터리를 아껴야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혀있는 택배 노동자의 문자 메시지를 공유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이렇게 사람 갈아서 빨리 받는 건 원하지 않는다" "기사님들 문자에 힘듦이 느껴져 너무 마음 아프다" "아무리 대목이라지만, 제발 택배 물량 좀 제한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정부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를 막고 배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이달 13일부터 2월7일까지 4주간 '설 명절 택배 특별 관리 기간'으로 정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기간 2024년 11월 평균보다 택배 물량이 9% 정도 증가해 하루 1700만박스에서 1850만박스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배송 기사와 상하차 인력 등 5200명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또 종사자 과로 방지를 위해 연휴 1~2일 전부터 주요 택배사는 집화를 제한해 연휴 기간 택배 종사자에게 휴식을 보장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택배업 사업장에서 접수된 산업재해 신청이 1500여건으로, 2020년과 비교해 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택배업 산재 신청 및 승인 현황(2020~2024년)'을 보면 지난 5년간 택배업 사업장에서 접수된 산재 신청은 총 4501건, 승인은 4163건이었다. 택배업 산재 신청은 2020년 326건에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는 총 1556건을 기록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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