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3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다. 전날 인공지능(AI) 투자·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트럼프 랠리'를 펼쳤던 시장은 이날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반도체주도 약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을 막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45% 상승한 4만4355.27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2% 오른 6093.9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3% 내린 1만9963.4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주가 약세다. 엔비디아는 0.72% 내리고 있고 AMD는 0.37% 하락하고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3.04% 떨어지는 중이다.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 실적을 내놨지만 AI 수요 폭증 전망을 확인하려는 시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며 반도체주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ASML에 추가 수출통제 조치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악재로 작용하고있다.
밀러 타박의 매튜 말리 수석 전략가는 "주식시장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휴식을 위해 숨 고르기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SK하이닉스 뉴스는 AI를 둘러싼 지속적인 강세장 심리에 몇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이 가이던스(실적 전망)를 반복한다면 그렇다"고 분석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발표한 민간 기업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 법인세 인하 및 규제 완화 등 트럼프 2기에서 이뤄질 친기업 정책,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투심을 견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신규 관세 조치를 내놓지 않은 것도 매수세 유입으로 이어졌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오늘 약간의 이익실현에 놀라지 않는다"며 "시장은 단기적으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시장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주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견조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 수정치(21만7000건) 대비 6000건 늘어난 22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22만1000건)를 2000건 상회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월5~11일 주간 189만9000건으로 3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견조한 성장과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로 통화완화 속도를 늦추겠다고 시사한 상태다. Fed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오는 28~29일 개최한 후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거래일 보다 4bp(1bp=0.01%포인트) 오른 4.64%를 기록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전일 수준인 4.3%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보합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0.2달러(0.27%) 오른 배럴당 75.6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27달러(0.34%) 상승한 배럴당 79.27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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