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보다 욕심이 과해지면 양심을 접고 과격한 언행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가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앞서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시위대가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벌인 폭력행위를 강력 규탄하며 "강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도 그 광경을 봤지만, 굉장히 참담한 심정"이라며 "어떠한 경우도 그런 폭력적인 방법은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 일차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자기의 주의 주장을 펼지라도 본인이 가진 양심에 의해서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며 "이러한 폭력적인 일들이 반복되면 불안 심리에 의해서 서로가 폭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씨앗이 된다"고 지적했다.
목회자 신분을 겸한 일부 정치인이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선 "만약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법적인 것이 마치 합법적인 것처럼 선동하면 당연히 법적인 제재를 받아야 한다"며 "불교계는 국민의 불안을 어루만지고 폭력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계엄과 탄핵 국면이 초래한 정치·사회·경제 혼란과 국외 전쟁 등의 상황을 두고 "온 세상이 불타는 집과 같다는 삼계화택(三界火宅)"이라고 진단하며 “모든 변화에는 고통과 혼란이 따른다. 유연한 뱀처럼 아픔을 이겨내고 허물을 벗어 새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지난달 29일 179명이 희생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서는 "희생자 영령들의 극락왕생을 간절히 기원한다"며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 육성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전했다.
최근 젊은 감성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힙한 불교' 흐름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연례행사인 불교박람회나 부처님오신날(5월5일) 행사 일환으로 젊은이들과 호응하는 문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디어 홍보실을 신설한다. 진우스님은 “한국불교 포용성을 널리 알리고, 지속적으로 젊은층과 직접 소통하면서 포교의 방편을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는 중앙선명상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선명상을 보급하고 사찰이 국민 여가와 정신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템플스테이를 비롯한 프로그램을 지속할 계획이다.
경주 남산 마애불상을 바로 세우는 구상에 관해서는 "상반기에 국가유산청과 경주시의 입불 모의실험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주 남산 마애불상은 코가 지면의 바위에 닿을 듯 말 듯 한 상태로 엎어진 채 발견돼 '5㎝의 기적'으로 불린다. 그간 넘어진 불상을 손상 없이 바로 세우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조계종은 교육원과 포교원을 총무원 직할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오는 4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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