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지 8일째인 14일(현지시간) 강한 돌풍이 예보되며 진화 작업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NWS)은 13일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 일부 지역에 사흘간(13~15일)의 강풍을 예보하고 '특별히 위험한 상황(PDS)'에 해당하는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NWS에 따르면 LA 카운티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서북·동북 산지 지역에서 평균 시속 약 48~65㎞의 북동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돌풍이 불 때는 바람의 시속이 약 113㎞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NWS는 해당 지역의 습도가 8~15%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해 화재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드 홀 NWS 기상학자는 강풍과 극도로 건조한 상태가 결합돼 새로운 화재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이런 조건이 2~3마일(3~5㎞) 떨어진 곳까지 불씨를 퍼뜨리거나 불기둥을 일으킬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피령(약 8만8000명)이나 대피 준비 경고(약 8만4000명)를 받은 주민은 총 17만여명이다.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이날 "대피 준비를 하라는 경고를 받을 경우에도 대피령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즉시 집을 떠나기를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하루 동안 산불 지역에서는 진화 작업이 진전을 이루면서 진압률이 소폭 높아졌다. 현재 팰리세이즈 산불이 17%, 이튼 산불이 35% 수준이다. 샌퍼넌도 밸리의 '허스트 산불'은 불길이 거의 잡혀 진압률 97%를 기록했으나, 전날 밤 벤투라 카운티의 옥스나드 공항 근처에서 추가로 산불이 발생해 밤새 0.2㎞를 태웠다.
전날 피해 지역 수색 과정에서는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되지 않아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24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실종 신고가 접수된 24명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밝혔다.
이번 산불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지역 내에서 방화 시도가 끊이지 않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짐 맥도넬 LA경찰국장은 지난 12일 이후 LA 시내에서 3건의 방화 행각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들 3건 모두 경찰과 소방대가 신속히 대응해 불을 완전히 껐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울러 LA 보안관실은 산불 피해 지역을 순찰하면서 야간 통행금지 위반, 절도, 불법 드론 비행 등 혐의로 총 39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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