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가상자산, 변동성 속 투자 기회 찾아볼까

비트코인, 10만달러 돌파 후 9만4000달러 거래
"트럼프 취임 후 정책 실행 여부 주목해야"
가상자산 예치로 이자 받는 '스테이킹' 투자도 인기

지난해 비트코인(BTC)은 '세계 7대 자산' 반열에 오르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한국에서도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평균 매수 금액을 넘어서는 등 시장 규모가 크게 확장됐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숨 고르기 장세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정책 변화, 한국 내 규제 동향,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변수가 얽히면서 투자자들의 접근 방식도 다양화되고 있다.

비트코인, 1년 새 2배 상승… 트럼프 2기 출범의 영향은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승인되며, 대형 금융사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담기 시작했고, 자산운용사도 고객 자금 일부를 가상자산에 투자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초 4만달러 선에서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10만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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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과열 양상을 보였던 비트코인 투자 심리는 최근 한풀 꺾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4분 비트코인 가격은 약 9만4500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20일(현지시간) 예정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가상자산 정책 변화와 금리 영향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금융 관련 주요 직책에 '친 디지털자산' 인사를 임명하면서, 디지털자산 공약 이행 의지가 높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를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공동수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특히 DOGE라는 이름은 머스크 CEO가 한때 밀었던 가상자산 도지코인과 같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교체되면 규제 기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달러 강세'를 부추길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은 달러 약세 국면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에선 지난해 7월부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들의 내부 통제가 강화됐고, 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올해는 가상자산 과세와 더불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에선 개인만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실명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법인의 계좌 발급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된다면, 시장에 새로운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상자산 예치→보상…스테이킹, 새로운 투자법 부상

한편 최근 새로운 가상자산 투자 방법으로 '스테이킹'(Staking)이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킹은 보유한 가상자산을 일정 기간 거래소에 예치하고, 특정 블록체인의 검증 과정에 참여하며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한 대가로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17일 기준 거래소 중 하나인 업비트에서만 스테이킹 참여량이 3조8500억원에 달했다.


채굴을 통해 보상받는 비트코인 등 '작업 증명(Proof of Work, PoW)' 시스템과 달리, 스테이킹은 '지분 증명(Proof of Stake, PoS)'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PoS 시스템에선 보유한 가상자산의 양과 예치 기간에 따라 보상률이 달라진다. 주로 네트워크의 거래 수수료나 신규 발행 코인으로 보상받는다.

투자자 대부분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거래소가 제공하는 스테이킹 플랫폼을 이용한다. 투자자는 우선 이더리움(ETH), 카르다노(ADA), 코스모스(ATOM), 테조스(XTZ), 솔라나(SOL) 등 스테이킹을 지원하는 가상자산을 선택해야 한다. 이들의 보상률은 대체로 연 3~7%이며,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후 옵션과 투자할 가상자산 수량을 선택하면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된다. 보상은 보통 일별, 주별, 월별로 지급된다. 보상을 전부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스테이킹은 일정 기간 유동성이 제한되는 위험이 따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스테이킹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가 완료될 때까지 가상자산을 잠그는 형태로 진행된다. 네트워크의 보안 문제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투자한 가상자산이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가상자산 종류와 플랫폼 별 예상 수익률, 보상 지급 주기 등을 사전에 검토하고, 스테이킹 도중 투자 수익률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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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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