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대인 회당에 나치 문양…'히틀러가 최고다' 낙서도

나치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여러개 새겨

호주 시드니의 한 유대인 회당에 유대인을 혐오하는 낙서가 새겨졌다.


연합뉴스는 10일 호주 AAP 통신을 인용해 이날 새벽 호주 시드니 남부 알라와에 있는 유대인 회당 건물에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 문양)가 열 개 새겨졌다고 보도했다. 그 옆에는 '히틀러가 최고다'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10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알라와에 있는 유대인 회당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낙서 사건을 사람들이 조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알라와에 있는 유대인 회당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낙서 사건을 사람들이 조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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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에 나선 호주 경찰은 이 낙서가 이날 오전 3시 55분에서 4시 30분 사이에 쓰인 것으로 봤다. 이후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는 약 10만 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으며, 멜버른과 시드니에 대규모 유대인 공동체가 있다.


정치권에서도 해당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반드시 범인을 추적해 잡아야 한다"며 "관용적인 다문화 사회인 호주에 이런 범죄 행위가 있을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호주 유대인 권익단체인 호주유대인집행위원회(ECAJ)의 알렉스 라빈 공동 대표는 "우리는 호주인들에게, 특히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침묵을 끝내고 이러한 행위가 국가적 가치에 반하며 우리 모두에게 위협이 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에서는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전쟁을 시작한 후 유대인을 위협하는 반유대인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5일 호주 시드니에서 시민들이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EPA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호주 시드니에서 시민들이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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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에도 호주가 오는 4월 자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유치권을 포기했다. 이 대회에는 이스라엘이 참가하는데 호주 내 반유대주의 움직임으로 인한 테러 위협이 있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5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HA)은 안전 및 보안 문제로 대회를 열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면서 이스라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최근 호주에서 반유대주의 움직임이 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이 참석할 경우 테러 위협 등이 우려돼 IHA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해석했다.


지난달 6일에는 멜버른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 새벽 기도 시간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 당국은 이를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또 지난달에는 반유대주의자들이 시드니에서 차량에 불을 지르고 인근 건물과 보도에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낙서를 적는 일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호주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자국민에게 호주 여행 시 주의를 기울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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