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간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올 2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날 호주통계청(ABS) 자료를 인용해 작년 11월 기준 호주 연간 물가상승률이 2.3%로 전달 2.1%에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3.5%에서 3.2%로 떨어졌다.
11월 물가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항목은 식료품(2.9%), 주류 담배(6.7%), 여가 문화(3.2%)로 나타났다. 전기 요금과 자동차 연료는 저마다 21.5%와 10.2% 하락했다.
물가 상승률이 연 2~3%인 RBA 목표치에 가까워지면서 올 2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물가 통계 발표 전까지만 해도 올 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67%로 전망됐으나 발표 후 74%로 높아졌다.
올해 5월경 연방총선을 앞둔 호주 노동당 정부는 총선 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기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고인플레이션 문제로 유권자들이 정부에 커다란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짐 차머스 연방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이 항상 직선적으로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통계 자료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이루어낸 상당한 진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집권했을 때는 인플레이션이 6% 이상이었으나, 이제는 2%대로 내려왔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자유당의 앵거스 테일러 재무 담당자는 “근원물가가 아직도 3%를 넘는 상황에서 차머스 장관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완전히 실패했다”며 “정부는 물가 문제를 숨기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셀 불럭 RBA 총재는 2024년 마지막 회의에서 금리를 4.35%로 동결하면서 “물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RBA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3% 목표 범위로 돌아올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3.2%는 여전히 RBA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노동시장의 상황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BS에 따르면, 작년 11월 구인 광고 수는 34만4000건으로, 8월 대비 1만4000건 늘었으며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실업률 또한 3.9%로 하락해 계속 탄탄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해리 머피 크루즈 이코노미스트는 “11월 물가 데이터는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전반적으로 긍정적 소식”이라며 “그러나 구인 공고 증가와 낮은 실업률로 인해 RBA가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노동시장 강세와 생산성 저하, 정부 지출 확대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RBA가 당분간 현행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왔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ANZ 뱅크의 캐서린 버치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신규 주택 건설 비용이 0.6% 감소한 점은 4분기 근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서비스 중심의 물가 압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물가 통계는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으나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가 유지되는 한 RBA는 쉽게 변화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동철 한호타임스 기자
※이 기사는 한호타임스(www.hanhotimes.com)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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