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외국인 최애 주식은?…반도체주·방산·조선 담았다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
트럼프 수혜주 방산·조선도 많이 담아

외국인투자자들이 올해 장이 열리자마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외국인은 지난해 자사주 매입에도 소외됐던 삼성전자도 집중적으로 저점매수 했으며,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와 조선주도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들 종목의 주가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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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9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8137억원)와 삼성전자(3484억원)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91억원), 한화오션(1143억원), 기아(795억원), NAVER(586억원), POSCO홀딩스(54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447억원) 등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오른 SK하이닉스는 9일 전장 대비 5.29%(1만300원) 오른 20만50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물량 확대 및 가격 상승 전환 등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리포트에서 "SK하이닉스는 작년 HBM에서 7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해는 15조원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31만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보도 주가를 밀어 올렸다. 8일(현지시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최근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외국인이 10조5200억원 어치를 매도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연간 순매도액 기준으로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랬던 외국인이 올 들어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바닥론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 저점을 지난 후 하반기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를 지나면 D램과 파운드리가 전사 실적 반등을 이끌어가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D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사업 본궤도 진입으로 인해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며, 파운드리는 엑시노스 및 이미지센서(CIS) 가동률 상승에 따라 영업적자가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과 메모리 경쟁력 상실 우려 때문에 극히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며 "주가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반등세는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조선주와 방산주는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미국과의 협력 업종으로 조선주를 언급한 이후 주도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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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하면서 이로 인해 지정학적 갈등이 늘어날 경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올해는 체계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개시하는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에 주목한다"며 "이미 '천궁'을 구매해 간 중동 2개 국가가 L-SAM의 조기 전력화를 희망하고 있는데 방사청이 사전 수출 승인을 허락하면서 수주 풀(pool)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 호조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44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렸다.


외국인이 다섯번째로 많이 담은 기아였다. 기아는 고환율 수혜주로 분류되지만, 내수 부진, 트럼프 관세 우려 등으로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9일 현대차 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 결정을 밝히면서 8일(1.92%)에 이어 9일에도 2% 넘게 올랐다.


NAVER는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 관세 위협의 영향이 적은 종목이라는 이유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외국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정책 역풍 우려로 주가가 바닥을 기었던 POSCO홀딩스도 많이 담았으며 밸류업 대표주인 KB금융에도 베팅했다. 라면 대장주로 떠오른 삼양식품과 미중 간 갈등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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