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어닝 쇼크에 훅 낮아진 눈높이

LG전자,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 기록
주가 6거래일만 하락 전환…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실적으로 신사업 효과 증명해야

LG전자 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하면서 증권가에서 속속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신사업 효과가 실적으로 증명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일 1.15% 하락한 8만5800원에 마감했다.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올해 들어 이어온 상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LG전자의 주가 하락 전환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실망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 8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63.2%나 하회한 수치다. 매출은 1.4% 감소한 22조7775억원을 기록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매출은 컨센서스에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63.2%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수요 둔화에도 연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계절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과 연말에 상승했던 운임, 패널가 상승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 의 부진도 있지만 가전, TV, 전장 등 본업의 실적 악화가 더 두드러졌다"면서 "4분기 별도 기준 1048억원 영업적자로 전년 동기 983억원보다 악화된 것으로 추정한다. 실적 계절성을 완화시켜줄 것이라 예상했던 가전(H&A)의 B2B(기업 간 거래)·구독가전과 홈엔터테인먼트(HE) 웹OS 등 신규 사업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고 평가했다.

LG전자, 어닝 쇼크에 훅 낮아진 눈높이 원본보기 아이콘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에 증권사들은 LG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LG전자 실적 발표 후 증권사 6곳에서 목표주가를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15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한국투자중권은 16만원에서 12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고 KB증권은 12만원에서 11만원, 신한투자증권은 13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삼성증권은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흥국증권은 13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각각 내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8%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예상치를 하회한 4분기 실적을 반영해 2025년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7% 낮춘 3조2000억원으로 수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전 사업의 경우 보급형인 볼륨존 출하 확대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프리미엄 가전 수요 둔화와 물류비 상승이 예상된다. TV 부문은 패널 가격 상승과 달러로 구매하는 원재료 특성상 환율 변동성 확대에 원가 부담이 발생하며, 전장부품과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은 전기차 부품의 매출 성장 둔화와 신사업 실적 개선 지연으로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신사업의 효과가 실적으로 증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연구원은 "인도 기업공개(IPO)와 주주환원 확대 의지는 좋으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에 따른 우려가 더 두드러지는 게 사실"이라며 "주가 상승을 위해선 신사업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실적으로 증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필요하다. 김 연구원은 "향후 LG전자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위해서는 냉난방공조(HVAC) 중심의 B2B 매출 확대를 통한 실적 변동성 완화, 가전·TV 부문의 신사업 확대를 통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중심의 매출 구조 탈피, 신사업 구조 재편을 통한 비즈니스 솔루션 적자 축소 및 관계사인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