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피란민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독일인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갓 태어난 여아를 데려가 키우려는 욕심에 살해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연합뉴스는 "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차이트와 SWR방송 등 외신은 독일서 살인과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를 받는 40대 부부의 재판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만하임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이들 부부는 "스스로 혐오스럽다"고 자책하며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독일 남서부 잔트하우젠에 사는 부부는 지난해 3월 27세 우크라이나 여성과 그의 51세 어머니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호수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체포됐다. 부부는 당시 태어난 지 5주 된 피해자의 딸을 납치하기 위해 신생아의 할머니와 모친에게 몰래 진정제를 먹이고 차례로 유인해 살해했다. 이들 부부는 오랫동안 딸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품고 있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이들은 범행 대상을 찾기 위해 우크라이나 피란민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가입했다. 피란민 숙소에 거주하던 피해자 모녀와 연결됐다. 이 모녀는 출산을 앞두고 통역 지원자를 찾고 있었다. 부부는 범행에 앞서 병원 홈페이지 등에서 갓 태어난 여아들 사진과 부모 개인정보를 수집했고 주변에는 몇 달 전부터 임신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 시신을 처리한 뒤에는 홀로 남은 아기에게 새 이름을 붙여주고 모유 수유가 가능한지 논의한 흔적도 발견됐다. 엄마를 잃고 납치됐던 아기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이모가 키우고 있다. 아기는 당국에 발견됐을 때 다치거나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한편, 지난 2023년 초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다른 유럽 국가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은 800만여명에 이른다. 개전 후 우크라이나인 1800만여명이 전란을 피해 나라를 떠났다가 990만여명이 다시 조국 땅으로 돌아갔다. 우크라이나 난민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우크라이나인 150만여명을 받아들인 폴란드다. 이어 독일(100만여명)과 체코(48만6000여명), 이탈리아(16만9000여명), 스페인(16만1000여명), 영국(15만8000여명), 불가리아(15만2000여명), 프랑스(11만8000여명), 루마니아(11만3000여명) 등의 순이다. 이 순위 집계에는 200만명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주로 개전 초기에 유입됐다는 러시아는 포함되지 않았다.
유럽에 머무는 800만여명 가운데 각국의 난민 보호 프로그램에 정식 등록된 인원은 484만여명이다. 300만명 넘는 인원은 아직 난민 수용국의 제도적 보호 밖에 있거나 보호를 신청한 채 대기 중인 셈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떠난 전체 난민 인구의 86%는 여성과 어린이로, 제때 보호를 받지 못하면 범죄나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UNHCR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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