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 때문에 미국서 연간 100명 사망...공장 자동화로 판매량 '뚝'

공장 안전사고의 주범, 지게차
테슬라·월풀도 지게차 없애고 로봇으로 대체

미국에서 공장 자동화 바람이 불면서 지게차를 서서히 없애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게차로 인한 안전사고로 매해 100명이 사망하는 가운데 자동화가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떠올랐다. 지게차 제조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하며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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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제조업체들이 100년 이상 필수 장비였던 지게차를 없애고 생산성과 안전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2023년 지게차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8% 감소해 연간 기준으로 1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8년부터 미국 공장에서 지게차 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테슬라도 공정 자동화에 관심이 많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뜻을 바탕으로 지게차 수를 줄이고 자동화 시스템을 모색, 손수레나 견인형 무인 운반 로봇 터거를 곳곳에 적극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기기 제조업체 월풀도 미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지게차를 없애고 운반로봇(터거)을 활용해 조립 라인에 있는 직원들에게 부품을 전달하곤 한다.

공장 안전 컨설팅업체 세이프티앤컨설팅어소시에이션의 래리 펄먼 창업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지게차를 대신할 장비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요즘에는 10% 정도가 대체품을 찾고 있는데, 자재를 운반하는 로봇이 보급화하면서 대체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게차는 물류 창고나 공장, 건설 현장 등에서 무거운 물건을 안전하게 들어 올리고 옮기는 차량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원활한 작업이 가능해 필수 장비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매해 산업 현장에서 지게차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미 연방 정부 데이터를 보면 매해 지게차 사고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100명 가까이 사망하고 7500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는 미국에서 단시일 내에 지게차 관련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문제가 됐다. 지게차에 짐을 싣고 이동하던 중 앞에 서 있던 다른 직원을 보지 못하고 이동하다가 사고가 생기거나 트럭에 실려 있던 지게차가 추락하면서 직원이 깔려 사망하는 식이었다. 이 외에도 지게차 사고로 부상을 입어 지게차 제조업체가 이를 배상하라는 소송 결과가 나오는 등 관련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지게차 제조업체들은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운전 전 교육을 반드시 받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동시에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자율주행으로 가동할 수 있는 지게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게차 유통 업체인 도요타머티리얼핸들링의 브렛 우드 북미 지사장은 "앞으로 5~10년 이내에 지게차 업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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