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급등 흐름을 보였던 정치 테마주가 힘을 잃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앞두고 로봇과 양자컴퓨팅 관련 테마로 이목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정치 테마주는 소외당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정치 테마주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엔트정공 주가는 최근 이틀 동안 1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4.6% 오른 것을 고려하면 시장대비 수익률은 -18.6%다. 오리엔트정공뿐만 아니라 이스타코 카스 코이즈 CS 등 정치 테마주가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치 테마주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520.7% 올랐다. 비상계엄 사태 직전 1131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한달 만에 7000원을 돌파했다. 쉼 없이 오르던 오리엔트정공 주가는 지난 3일 6.8% 내린 데 이어 6일에도 8% 가까이 하락했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데다 국내 증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 테마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도주가 부재했던 상황에서 정치 테마주가 급등했다"며 "새해를 맞아 로봇과 양자컴퓨팅 등 신기술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테마 분산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한국첨단소재, 아톤, 라닉스 등 양자컴퓨팅 관련주가 급등했다. 3거래일 만에 각각 68.8%, 55.7%, 41.1% 급등했다. 유엔은 올해를 '세계 양자 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지난해 12월10일 구글이 양자 칩 '윌로우'를 발표한 뒤로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양자 기술에 관한 기대가 커졌다. 올해 들어 관련 테마가 확산하면서 주가 급등 현상이 이어졌다.
로봇 관련주는 삼성전자가 코스닥 상장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들어 43.2% 올랐다.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한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이차전지 관련주도 반등하면서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5.9% 올랐다. 당분간 코스닥 시장 반등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 테마주로 쏠렸던 관심이 성장주로 분산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변수가 커진 점도 정치 테마주 주가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공표됐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진행하는 가운데 차기 대통령 선거 시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치 테마주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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