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추락] "그곳에선 평안하길"…광주 합동분향소 조문 행렬

5·18민주광장 사흘간 1만여명 방문
핫팩 나눔 등 자원봉사 손길도 이어져

2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추모객들이 조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민찬기 기자

2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추모객들이 조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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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참사에 유족들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제주항공 참사 발생 닷새째인 2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기업과 단체, 가족, 개인별로 온 추모객들의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4명씩 줄을 서서 조문을 기다렸고, 분향소 관계자들은 대기하는 이들에게 국화를 한 송이씩 나눠줬다.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은 짧게 묵념을 올렸다. 일부 추모객들은 다리에 순간 힘이 풀려 주저앉기도 했다. 묵념을 마친 후 이들은 분향소 방명록에 '아가들아, 잘 가. 편히 잘 지내', '고인과 유족분들의 평안을 기원합니다'는 등 애도의 뜻을 전하는 글을 썼다.

2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민찬기 기자

2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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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을 마친 이들은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추모객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분향소를 바라봤다.


문정여고 교사 조설아(43) 씨는 "기사로 사고를 접했을 때 지역민의 입장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학교에서도 탑승자가 있는지 수소문을 했는데 남 일 같지 않았다"며 "탑승자 중 광주·전남에서 미성년자 학생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이를 키우고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이러한 큰 참사가 있을 때 같이 공동체로서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 돕는 마음을 알려주기 위해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며 "사고 원인을 명백히 밝히고, 이 일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 유족들을 위로할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한 추모객들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민찬기 기자

2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한 추모객들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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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인근으로는 광주시새마을회와 동구자원봉사센터, 광주은행 지역사랑봉사단 등 자원봉사자들이 부스를 열고 핫팩과 물, 따뜻한 차 등을 준비하는 나눔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정애(65) 동구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는 "참사 다음 날부터 무안국제공항에 직접 찾아가 가족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상태를 보살폈다"며 "그분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손길을 내밀고 싶다. 추운 날씨 유족들과 추모객들을 위해 분향소 운영 기간 자리를 계속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운영된 5·18민주광장 합동분향소에는 전날까지 사흘간 1만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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