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등 국정 혼란이 가중되며 원·달러 환율이 27일 오전장 중 1480원을 돌파하며 '발작'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23분 기준 1486.3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달러 확산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로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이는 모양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467.5원에 개장해, 15분 만에 1470원을 넘겼다. 이후 빠르게 우상향하며 11시께 1480원까지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1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안 발의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날 야간 거래에서부터 1470원을 찍고 하락한 바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을 표결하기로 했다.
정국 혼란이 야기한 금융시장 불안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 재고를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입장문을 통해 "국정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서 보듯이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안보와 국민 경제, 국정의 연속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전에 성명서를 내고 "환율은 계엄선포로 요동쳤고 탄핵 부결, 윤석열 추가 담화, 한덕수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에 폭등했다"면서 강행 의지를 강조했다.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로 치솟자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조절이 글로벌 미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원화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며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역시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이겠다고 속도조절을 시사한 이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8대로 올라선 뒤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달러 지수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달러 강세와 맞물린 원화 약세 압력이 적어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악재가 겹치자 코스피도 2300선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4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3.44포인트(1.38%) 떨어진 2396.23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21포인트(0.42%) 내린 2419.46으로 출발했다가 2390대로 떨어졌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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