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필수, 김장은 선택…10명 중 3명 사먹는다

10명 중 8명 "식탁에 김치 없으면 허전"
김장족 비중, 2010년 41%→올해 17%
소가구·고연령층 중심 완제품 구매 수요 높아
"보관 어렵고 귀찮아…김장 비용 부담도"

한국인의 김치 사랑은 여전하지만 가정에서 직접 김장해서 먹기보다는 시중에서 구매해 먹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김장 재료값 폭등으로 인해 김장 자체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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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1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한 전국 만 30~59세 기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김장 및 월동 준비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4%가 '식탁에 김치가 없으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한국인이라면 김치는 꼭 먹어야 한다(65.4%)'는 인식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김치를 한국의 전통과 정체성을 대표하는 필수 반찬으로 여기는 태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요즘 시대에 누가 김장을 하나(58.1%)', '요즘은 가정에서 김치를 먹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52.7%)'는 응답이 과반 이상으로 평가되는 등 전통적인 김장 문화나 가정 내 소비 방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 점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었다. 특히 김치는 직접 담가 먹어야 제맛이라는 응답이 2016년 73.6%에서 올해 48.4%로 크게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김장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다 보니 평소 김치 소비량도 소폭 줄어들었다. 김치를 많이 먹는 편이라는 응답이 2016년 37.3%에서 올해 33.4%로 감소했는데, 직접 김치를 담그는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완제품 김치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10년 40.7% 수준이었던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비율이 2016년 28.9%, 올해 17.0%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필요한 만큼 사서 먹는다는 응답은 2010년 15.8%, 2016년 18.0%, 올해 28.7%로 한층 높아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고연령층 및 김치 소비량이 적은 응답자를 중심으로 김치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는데, 상대적으로 가족 구성원이 적거나 소비량이 적어 대량 보관 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필요할 때마다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대안이 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편 김치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담가 먹는 김치보다 시간이 절약된다'는 의견이 44.6%로 가장 많았고, '담가 먹기가 귀찮고(43.1%)', '담가 먹는 김치가 떨어졌을 때 일시적으로 구매한다(40.8%)'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치는 주로 대형할인마트(45.2%, 중복응답), 온라인 플랫폼(37.2%), 반찬가게와 같은 집 근처 상가(18.2%)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고, 김치를 정기적으로 배송 받는 구독 서비스는 아직까지 이용 경험률(3.5%)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김치 소비량이 줄고, 김장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배경에는 김장 재료값의 폭등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요즘 같은 때에는 '김치 하나 담그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85.6%로 높게 나타나 인식이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배춧값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88.4%로 지배적이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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