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등록된 코코아 원자재 상품에 투자했다면 비트코인보다 더 많은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기후 변화 영양으로 코코아 농사가 실패하면서 원자재값이 급등한 탓이다.
23일(현지시간) 미 금융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코아 가격이 지난주 t당 1만2565달러(약 1825만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대비 185% 급등한 금액으로, 같은 기간 비트코인(128%)보다도 더 가파른 시세 상승 폭을 기록했다. 만일 올 초 비트코인 대신 코코아 선물에 투자했다면 코인 투자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다.
가격 폭등의 원인은 공급 급감에 있다. 특히 코코아는 기후 변화에 민감한 작물인데, 생산지에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너무 적게 오면 열리지 않는다. 현재 전 세계 코코아 중 약 절반이 아프리카 국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재배된다. 올해 이곳에서 비가 너무 많이 내린 탓에 농사에 실패했고, 또 다른 재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은 가뭄으로 피해를 봤다.
시세가 급등한 원자재는 코코아뿐만이 아니다. 커피는 파운드(0.45㎏)당 3.34달러로 연초 대비 73% 상승했고, 오렌지 주스는 69% 상승했다. 모두 기후에 민감한 작물들이다.
원자재 트레이더들은 앞으로도 원자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래보뱅크'의 오런 밴 도르트 애널리스트는 매체에 "악천후 때문에 수확이 부진한 상태"라며 "내년에도 생산량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상품 시장에 섣불리 투자해선 안 된다는 조언도 남겼다. 애널리스트들은 "상품 시장은 변동성이 크다"며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코코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은 관심이 없겠지만, 트레이더들에게는 가장 재미있는 상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원자재는 이전에도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다.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던 2022년 초 미국에는 일명 '아침 식사'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돼 주목받기도 했다. 아침 식사 ETF는 미국인들이 아침에 즐겨 먹는 베이컨(돼지고기), 커피, 빵(밀) 3대 원자재 가격을 추종한다. 물가 상승률이 급증하면서 이들 원자재 가격도 치솟았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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