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새 정부 내각 인선 마무리…야당은 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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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23일(현지시간) 프랑수아 바이루 정부의 내각 구성을 마무리했다. 야당 좌파 진영에서는 정부의 우파적 색채가 더 짙어졌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바이루 총리가 제출한 내각 명단을 승인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34명으로 구성된 바이루 내각은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과 우파 공화당 소속 인사들로 대부분 구성됐다.

이번 새 내각은 직전 미셸 바르니에 정부가 이달 4일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 끝에 하원에서 야당의 불신임을 받아 해산하면서 새로 꾸려지게 됐다. 취임 90일 만에 하원 불신임을 받은 바르니에 총리는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기록에 올랐다.


이번 바이루 정부에서는 바르니에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 일부가 그대로 자리를 유지했다.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 장관,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 장관, 장 노엘 바로 외무 장관, 라시다 다티 문화 장관 등이 유임됐다. 지난 1월 초까지 정부 수반을 지낸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는 교육부 장관에, 제랄드 다르마냉 전 내무 장관은 법무 장관에 임명됐다.


바르니에 정부에서 33세의 나이로 재정 경제부 장관에 임명되며 이목을 끌었던 앙투안 아르망 전 장관은 교체됐다. 후임엔 에리크 롱바르 다목적 공공 금융기관장이 임명됐다. 프랑스가 맞닥뜨린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륜 있는 경제통을 경제 수장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6.1%로 유럽연합(EU) 재정 규칙이 허용하는 적자 수준(3.0%)의 두 배를 웃돈다.

아르망 전 장관과 함께 합을 맞춰 2025년도 예산안을 마련했던 로랑 생마르탱 예산 담당 장관은 외무부 산하 대외 무역 담당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후임자엔 아멜리 드 몽샬랭 전 생태전환부 장관이 임명됐다.


바이루 정부의 첫 국무회의는 내년 1월3일 열린다. 내각 구성이 완료된 만큼 당장 내년도 예산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르니에 정부가 몰락하자 특별법을 공포해 올해 예산안에 준해 세입과 지출을 관리하게 했다. 바이루 총리는 이날 내각 명단 발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매우 자랑스럽다"며 "모든 프랑스 국민과 화해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외신들은 의회가 내달 14일부터 개원할 경우 바이루 정부는 불신임 투표 위협을 계속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야당 좌파 진영에선 정부의 우파적 색채가 더 짙어졌다며 강하게 비판에 나서고 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엑스에 "이건 정부가 아니라 도발"이라며 "극우의 감시 아래 권력을 잡은 극우"라고 비판했다.


현지에서는 지난 조기 총선 후 어떤 정당도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분열을 피하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프랑스 헌법 규정에 따르면 1년에 한 차례만 해산할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월 의회를 해산한 만큼 적어도 내년 7월이 돼야 해산이 가능하며 이때까지 의회 분열로 인해 대대적인 개혁은 힘들 것이라는 게 현재로선 중론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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