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선도 기업 엔비디아가 실리콘밸리에 둔 본사와 비견될 정도의 해외 지사 본부를 대만에 설립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대만 공상시보는 23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대만 직원들을 위한 본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만 타이베이시를 해외 지사 본부 거점으로 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지난 6월 아시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참석차 고향 대만을 방문해 "향후 5년 내 대만에 대규모 연구개발(R&D)·디자인(설계)센터를 건립해 최소 1000여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겠다"며 "센터 건립을 위해 대규모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공상시보는 젠슨 황 CEO가 당시 대만의 관련 당국과 접촉해 3㏊(헥타르·1㏊는 1만㎡) 이상의 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으며, 엔비디아가 이미 대만 지사 거점으로 타이베이시 남동부 난강구의 룬타이위청오피스빌딩의 약 60%(3∼17층)를 임차했다고 전했다. 또 네이후 과학단지에 있는 제1연구·개발(R&D)센터 역시 난강 빌딩을 10년간 빌리는 방식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엔비디아는 단순히 빌딩 임차에 머물지 않고 타이베이 난강에 해외 지사 본부를 설립할 의향이 있으나, 현재 타이베이시에는 몇몇 재획정 계획 구역을 제외하면 엔비디아가 원하는 3㏊ 이상의 넓은 땅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이에 타이베이시가 부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찮을 경우 현재 대만 지사와 가깝고 고속철도로 연결되는 신베이·타오위안·신주 등 인근 지역도 엔비디아 해외 본사 대상지가 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엔비디아 미국 본사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한 대만 당국자는 "엔비디아가 대만에 해외 지사 본부를 설립할 의향이 있다"며 "부지를 찾는 중인데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 비견될 정도로 점유 면적이 상당히 넓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9세 때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황 CEO는 올해 미국 증시의 AI 랠리를 주도한 인물로,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 황 CEO가 이끄는 엔비디아는 현재 AI 학습 및 추론 칩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주가는 올해 들어 172%가량 올랐다. 타임이 꼽은 '올해의 CEO' 타이틀은 황 CEO와 같은 대만계 미국인이자 5촌 친척 관계인 리사 수 AMD CEO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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