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의 양자 칩 개발 소식으로 양자컴퓨터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양자해킹(Quantum Hacking·양자 기술을 이용한 탈취 행위)으로 가상화폐를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수조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양자해킹이 가상화폐를 비롯한 시장에서 3조달러 이상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고, 심각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서 허먼 허드슨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누군가 양자컴퓨터 해킹 기술을 개발, 가상화폐를 표적으로 삼기를 결정한다면 시한폭탄은 터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달 9일 구글이 10자년 걸릴 계산을 5분 내 처리할 수 있는 양자 칩 '윌로우'를 개발했다는 소식으로 시장에서는 양자컴퓨터 상용화 기대감이 한층 커진 분위기다.
양자컴퓨팅이란 양자 역학적 원리를 활용해 기존 컴퓨터 대비 압도적인 속도로 계산을 처리하는 차세대 기술을 말한다. 한 번에 0, 1의 값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비트를 이용하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양자 컴퓨터는 0, 1의 무한한 중첩이 가능한 큐비트를 사용해 정보를 빠르게 해독할 수 있다.
WSJ는 "양자컴퓨팅이 강력해지면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은 탈취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한 주소에서 다른 주소로 이동하는 비트코인을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인데, 양자컴퓨터는 단 몇 분의 시간이면 충분히 탈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해킹은 비트코인 가격을 폭락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지난 5일 사상 처음 10만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9만5000만대로 떨어지며 일주일 전 대비 약 10% 하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해독할 만큼 고도화된 양자컴퓨팅이 개발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이 시간 동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WSJ는 "비트코인이 (양자해킹 방어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암호화를 채택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광범위한 합의에 이르더라도 기존 비트코인을 양자 해킹 방지 주소로 옮기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양자해킹은 기존 해커의 탈취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금융 시장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금융자산의 보안은 비트코인보다 훨씬 취약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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