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조절을 예고한 뒤 뉴욕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이번 주 월가의 시선은 연말과 신년 초 증시가 상승하는 '산타랠리'가 펼쳐질지로 쏠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주식 분석업체인 스탁 트레이더스 알마낙에 따르면 S&P500지수는 1969년 이후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2거래일 동안 평균 1.3% 상승했다.
이번에도 뉴욕증시에서 산타랠리가 전개될지를 놓고 월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내년 초 투자 심리를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는 산타랠리를 올해는 보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Fed가 통화완화 속도 둔화를 시사한 여파가 크다. 앞서 Fed는 지난 18일 열린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통화완화 속도조절을 예고했다. Fed는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0.25%포인트씩 4회(총 1.0%포인트 인하)에서 0.25%포인트씩 2회(총 0.5%포인트 인하)로 대폭 줄였다. 이에 S&P500지수는 18일에만 2.95% 하락해 지난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고점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S&P500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21.6배로, 역사적 평균인 15.8배를 크게 상회한다. 당장 12월에만 S&P500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업종 중 8개 업종 수익률이 하락했다.
여기에 Fed가 통화완화 속도 둔화를 시사한 뒤 국채 금리가 뛰며 투심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반년 만에 4.5%를 돌파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극도로 비싸고, Fed는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협조적이지 않을 것이란 현실에 직면하면서 올해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5일 대선 이후 나타난 '트럼프 랠리'에 연말 산타랠리가 선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기업 친화 정책이 주가를 밀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에 S&P500지수는 11월에만 5.7% 상승했다.
다만 지난주 S&P500지수가 2% 가까이 하락했고, Fed가 통화완화 속도조절 이유로 꼽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둔화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산타랠리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 20일 공개된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8%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각각 0.2%·2.9%)를 밑돌았다. 지난 10월 수치(각각 0.3%·2.8%)와 비교해 월간 상승률은 하락했고, 연간 오름폭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랠리로) 12월이 아닌 11월에 연말 랠리가 나타났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지난주 주식 하락은 거품을 일부 제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시장이 반등의 준비를 마쳤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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