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는 김건희, 윤석열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한 영화로 2024년 4월 심의 신청한 버전이다. 최재영 목사가 가진 자료 등 정제한 영화에 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그 후 많은 사건이 있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면 확장판을 통해 계엄령 선포 이후 과정까지 담고 싶다.”
김건희 여사 고발 다큐멘터리 영화 '퍼스트레이디'를 제작한 오늘픽처스 김훈태 대표는 13일 오후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영화가 흥행하면 채 해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의혹, 일명 명태균 게이트 등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추가한 확장판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퍼스트레이디'(감독 아에몽)는 개봉 첫날인 12일 전국 54개 스크린에서 74회 상영돼 4822명을 동원했다. 시사회를 포함한 누적 관객수는 7048명이다. 지역별 스크린수를 보면 서울 10개, 경기도 10개, 충청남도 5개, 대구시 5개, 인천시 5개, 광주시 2개, 제주도 2개, 전라북도 2개 등이다. 이 중 서울 CGV신촌아트레온(132석), 왕십리점(238석) 등이 매진됐다. 다음주 상영관은 100개 규모로 확장될 전망이다.
'퍼스트레이디'는 김 여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서울의소리와 오늘픽처스가 만들었다. 제작사는 디올백 수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 등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고 설명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 탄핵 정국과 맞물리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표는 “2022년부터 2년간 제작했다.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를 통해 이 기자를 알게 됐는데 그를 빼놓고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9월 말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10월 말 개봉 시기를 정해놓고 11월 시사회까지 준비해왔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자가 대선 당시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와 7시간 동안 나눈 대화를 녹취한 장면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몇 년간 묵혀둔 영상을 다큐로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전 불거진 김건희의 학력과 경력 위조, 논문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천공을 비롯한 무속인들과 연루설 등 다양한 인터뷰를 담았다.
김 대표는 방송인 김어준씨(뉴스공장 총수)가 13일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김건희씨가 계엄 후 개헌을 통해 ‘통일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었고, 현재도 여전히 믿고 있다”고 주장한 발언을 언급하며 “영화에서도 아크로비스타 접견 당시 (김 여사가)‘통일이 되게 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무속인 천공이 ‘2025년 하반기 통일이 된다’고 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했다.
지난 2일 '퍼스트레이디'의 첫 번째 시사회 다음날인 3일 오전 서울의소리 사무실, 이 기자와 최재영 목사 자택 등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김 대표는 “3일 밤에 김 여사의 이모와 고모의 녹취록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거기에는 많은 정보가 담겼다. 그런데 공교롭게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겠지만, 서울의소리 추적 활동에 두려움과 경계심이 있어 서둘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선포 직후 상황을 물었다. 김 대표는 “시사회를 하고 집에 왔는데 계엄령이 선포됐다. 황당하고, 믿기 힘들었다. 멍하니 있다가 포고령을 보고서야 와닿았다. 언론 제약과 정치인에 대한 내용이 있어 짐을 싸야 하나 고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돼서 국회 앞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이어 “계엄 당시 이 기자와 최 목사는 경찰청에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중이었다. 이 기자는 계엄령이 내려졌단 말을 듣고 변호사에게 맡기고 본능적으로 국회로 뛰어갔다더라. 국회 정문에서 계엄군들을 끌어내리며 당시 상황을 촬영했다. 만약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이 기자와 최 목사는 바로 구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봉에 앞서 추진했던 국회 시사회는 무산됐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관 심사 과정에서 상영을 강하게 반대해 불허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한 바. 김 대표는 “한 달 전에 시사회를 예약하고 준비해왔는데, 개최 3일 전에 국회사무처에서 불허 통보를 받았다. 국민의힘에서 항의를 많이 했다고 한다. 크라우드 펀딩 신청자 4000여명에게 알리고 다시 준비하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도 되냐”면서 “다시 국회 시사회를 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20~30대 젊은이들, 중도층 등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많은 분이 '퍼스트레이디'를 보고 영화가 지닌 의미를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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