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둘러싼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안개 속에 갇혔다.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자 수도권 아파트값은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수도권 안에서 인천은 떨어졌고, 경기도는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은 오르고 있지만 상승 폭은 계속 줄어드는 중이다. 전국 아파트값은 4주째 하락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 5월 셋째 주 이후 30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전주 대비 경기도(0.00%)는 보합세를 보였고, 인천(-0.04%→-0.05%)은 낙폭이 커졌다. 서울은 0.02% 상승했지만, 한 주 전에 비하면 상승 폭이 0.02%포인트 줄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의 일부 선호단지의 수요가 유지될 뿐, 다른 단지를 중심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한산한 분위기다. 지난주에 이어 강동구(-0.02%)가 하락한 가운데 동작(-0.01%), 서대문(-0.01%), 은평(-0.01%), 동대문(-0.01%) 등도 하락 전환했다. 중랑·성북은 보합세를 보였다.
경기도에선 신축과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안양 만안구(0.12%), 수원 장안구(0.09%), 과천(0.07%) 등은 상승했다. 하지만 용인 처인구(-0.07%)와 고양 일산서구(-0.05%)는 낙폭이 큰 편이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떨어졌다. 한 주 전(-0.02%)보다 낙폭이 커졌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이 0.05%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8개도 가운데 충북(0.00%)을 제외한 전북(-0.08%), 경남(-0.07%), 경북(-0.06%), 제주(-0.04%), 전남(-0.02%), 충남(-0.02%), 강원(-0.01%) 모두 하락했다. 지난주 0.09% 하락했던 세종시는 이번 주 0.05% 내리며 낙폭을 줄였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1% 올랐다. 전주(0.02%)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0.02%→0.01%), 수도권(0.03%→0.02%) 상승 폭이 감소했고, 지방(0.01%→0.00%)은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서울은 신축과 학군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신규 입주 영향 등으로 거래 가능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강남·서초는 나란히 0.07% 올랐으나, 성동(-0.07%), 동대문(-0.05%), 종로(-0.04%) 등은 떨어졌다. 강동구는 0.05% 내리며 5주째 하락했다.
시도별로는 울산(0.05%), 부산(0.04%), 경기(0.03%), 광주(0.03%) 등은 상승, 충북(0.00%), 대전(0.00%)은 보합, 대구(-0.07%), 제주(-0.04%), 경북(-0.02%), 충남(-0.02%) 등은 떨어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거래 두절 속에 가격도 약세를 보이는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금리 인하 국면인데다 공급 절벽에 대한 우려로 크게 하락할 것 같지도 않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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