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복현 "탄핵이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경제에 낫다"

"한국경제 간단치 않은 상황"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가능성에 시장 발작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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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해 "탄핵이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므로 경제에 낫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10일 오전 아시아경제에 "여당과 야당의 상황과 무관하게 지금 경제 상황이 간단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이 '탄핵'을 언급한 이유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물론, 한국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30분께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장중 4.6%(312.85)까지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444원까지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당시 금감원 임원들은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을 이 원장에게 보고했다.


이 원장은 결국 비상계엄 선포 후 약 3시간 만인 4일 오전 1시30분 임원들을 전부 여의도 금감원으로 소집해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새벽 4시30분께 비상계엄은 해제됐다. 이 원장과 임원들은 귀가해 옷만 갈아입고 다시 출근해 오전 7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오전 10시 금감원 확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금감원은 원장 주재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매일 오전 두세 차례 열고 있다.

시장에 우려가 커지기 시작한 것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되면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직후 "나는 잘못이 없다"며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폭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이 원장은 윤 대통령의 이런 입장에 대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난 6일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를 요구하자 코스피지수는 장중 1.8% 밀리며 2400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코스닥도 장중 한때 3% 넘게 밀려 4년 7개월 만의 최저치(장중 기준)를 찍기도 했다.


이 원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상황에 대해 "겨우 헤엄쳐서 2㎞를 전진하면, 쓰나미가 발생해 10㎞ 뒤로 밀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여당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불발되면서 시장의 불안은 정점을 찍었다. 월요일인 9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78%, 5.19% 폭락했다.


한편 국회는 오는 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다. 이에 앞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자본시장·경제 현안을 점검하기 위해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 등을 불러 긴급 현안 질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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