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동방메디컬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동방메디컬은 올해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결과 때문에 지난달 상장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재수생인거죠. 문제는 현재 시장 상황도 여의찮다는 겁니다. IPO 시장의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탄핵정국에 들어가면서 코스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동방메디컬은 1985년 설립됐습니다. 한방 의료기기 및 미용 의료기기 등을 제조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사업부문은 크게 한방 의료기기와 미용 성형 의료기기 입니다. 한방 의료기기 분야에는 한방침과 부항컵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용 의료기기는 필러, 흡수성 봉합사, 각종 특수침 등의 제품이 있죠.
실적은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연결 기준 2022년 81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작년 909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억원에서 16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70억원과 122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40% 감소했습니다.
동방메디컬은 이번이 두 번째 상장 도전입니다. 올해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지난달 철회한 바 있습니다. 회사는 철회신고서를 통해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희망 공모가는 지난번과 같은 9000~1만500원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신주 모집 물량을 340만1029주에서 300만주로 줄였습니다. 공모자금은 270억~315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공모가 산정에는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기업 가치(EV/EBITDA)를 활용했습니다. EV/EBITDA는 주로 대규모 설비를 보유한 제조 기업의 가치를 결정할 때 사용합니다. 참고로 동방메디컬은 현재 국내를 비롯해 중국?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 및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표주관회사인 NH투자증권은 동방메디컬의 공모가를 산정할 때 바이오플러스, 휴메딕스, 제테마, 한국비앤씨, 메디톡스 등을 비교기업으로 삼았습니다. 이들의 3분기 연 환산 기준 EV/EBITDA는 17.58배입니다. 이를 적용한 동방메디칼의 주당 평가가액은 1만7152원입니다. 여기에 할인율 40.63~49.11%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를 구했습니다.
희망 공모가액 하단 기준 동방메디컬은 27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될 예정입니다. 조달한 자금 중 115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생산기지인 'PT Dongbang Medical Indonesia'에 59억원을 사용합니다. 또 브라질 합작법인에 56억원을 소요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차입금 상환에 94억원을, 용인 공장 시설 투자를 위해 47억원을 투입합니다. 이와 함께 원부재료 조달 등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11억원을 활용합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올해 공모시장 분위기기 우호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공모주 불패 신화가 사라지면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모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상장을 포기하거나 철회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전날까지 상장을 철회하거나 공모를 철회한(스펙 포함) 기업의 숫자는 총 29곳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 17곳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주식시장이 탄핵정국에 돌입하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것도 부담입니다. 코스닥의 경우 올해 7월부터 이달까지 월 기준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탄핵정국으로 들어간 코스닥은 이달 9일 627.01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말 대비 7.55% 하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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