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고 추가 계엄 선포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연락받은 바는 없다. 방문 계획이 있으시다면 유보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6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한 것이고 국민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낸 것"이라며 "제2의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고, 용납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민이 지켜온 나라"라며 "식민·전쟁·분단·독재라는 근현대사의 비극과 불행을 딛고 선진국에 진입한 힘은 온전히 국민에게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총과 칼로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3일 밤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에 하나 또 한 번 '계엄 선포'라는 통의 오판이 있다면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이를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 국회를 믿고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해주길 바란다"며 "국회가 가장 앞서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했다. 그리고 "특별히 군경에 당부한다"며 "헌법에 어긋나는 부당한 명령에는 응하지 않음으로써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의 영예를 지켜달라"고 언급했다.
국회의장실은 추가 계엄에 대한 대비로 경내 잔디광장과 국회 운동장 등지에 헬기 착륙 방지 목적의 대형버스를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박태서 국회의장실 공보수석은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며 "의사 진행, 인프라, 안전, 인력, 제반 등 저희가 점검해야 할 부분을 시간대별로 점검하고 있고 조치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설(說)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방문과 관련해 연락받은 바는 없다"며 "다만 방문하더라도 경호 관련 협의는 우선돼야 한다. 방문 목적과 경호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는 대통령의 안전 문제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께서 국회 방문 계획이 있으시다면 유보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 앞에서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날 오후에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 온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면담을 마치고 국회로 직접 와 사과 및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한다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에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은 야당 의원과 보좌진,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수괴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의원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와!"라고 소리치며 윤 대통령의 출입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통령실 측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은 그대로 로텐더홀에 남아 윤 대통령 탄핵 발언 행사를 이어갔고 조국혁신당 의원은 자리를 떠났다.
국회는 다음날인 7일 오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표결 시점은 더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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