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국회 상공엔 헬기가 뜨고 국회 앞엔 군용차량이 등장해 시위대와 충돌하는 등 영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현장에 있던 CNN 기자는 "믿을 수 없다"며 탄식을 쏟아냈다.
3일 마이크 발레리오 CNN 기자는 "지금 시위대 속에 있는데 군용 차량 두 대가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다"며 "여기 이걸 봐라. 믿을 수가 없다"며 군용차량을 가리켰다. 이어 "한국의 정치가 오랫동안 분열됐고 당파적이었지만 민주주의 시대 그 어떤 지도자도 계엄령 선포까지 간 적은 없었다"면서 "한국이 정치적 미지의 바다로 빠졌다"고 경악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계엄선포에 대해 "1980년대 이후 민주적이라고 여겨온 한국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는 "정치적 교착 상태에 대한 이례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하면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 대해 "한국 의원들이 계엄령 종료를 요구하면서 대통령에 도전하는 투표를 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과 중국 관영 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발 빠르게 보도했다. 특히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는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이후 45년 만이다. 이에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됐고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참석으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4일 새벽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가 요구한 계엄 해제안을 의결하며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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