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김호중 변호인, 항소심 앞두고 돌연 사임

'징역 2년 6개월 선고' 김호중
추가 선임된 변호사, 돌연 사임
그간 변호인단 사임·해임 반복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수 김호중이 항소한 가운데, 변호사가 열흘 만에 사임한 사실이 알려졌다.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김호중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한별의 변호사가 최근 사임했다. 앞서 김호중 측은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으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선고 당일 즉각 항소했으며, 이틀 뒤 법무법인 한별에 대한 추가 변호인선임계를 제출했다. 이후 지난달 21일 경유증표를 제출해 홀로 법률 대리를 해온 추형운 변호사에 이어 변호인단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5일 후 법무법인 한별의 변호사가 돌연 사임한 일이 알려졌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조용준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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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의 변호인단은 그동안 사임과 해임이 잦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초기 전직 검찰총장 직무대행 경력이 있는 전관 출신 조남관 변호사를 선임했으나 결국 사임했고, 이후에도 법무법인 대환과 법무법인 현재의 변호사가 사임한 바 있다. 아울러 김호중의 부친이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 이호선 변호사 역시 해임됐다. 그 뒤로 김호중은 변호인을 더 추가하지 않았으나 항소심을 앞두고 정비에 나설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5월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반대편 도로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고 직후 자신의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를 시키기도 했다. 줄곧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호중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정황이 드러나자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소속사 관계자 역시 사고 차량 블랙박스 저장 장치를 제거해 증거 인멸을 시도하다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검찰은 김호중이 술에 취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면서도, 사고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명확히 특정할 수 없어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하지 못했다.

김호중은 지난 9월30일 결심 공판에서 "열 번 잘하는 삶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겠다"고 말했다. 또한 9월5일, 10월16일, 10월28일 세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김호중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함과 동시에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현 아트엠앤씨) 대표에 대해서는 징역 2년, 본부장 전 모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피해자가 몰던 택시를 충격해 인적·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한 데서 나아가 매니저 등에게 자신을 대신해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했다"며 "초동 수사에 혼선을 초래해 경찰 수사력이 상당히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후) 모텔로 도주하고 입실 전 맥주를 구매하는 등 전반적인 태도가 성인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며 "객관적 증거인 CCTV 영상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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