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증시 부진으로 코스닥이 한 달 새 8% 넘게 하락하면서 코스닥 '곱버스(곱하기+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N 수익률 상위에는 코스닥 곱버스 종목이 대거 포진했다. 대신 인버스 2X 코스닥 150 선물 ETN과 한투 인버스 2X 코스닥150선물 ETN이 각각 21.42% 상승했고 미래에셋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21.41%, 하나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21.26%,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21.20%, 신한 인버스 2X 코스닥 150 선물 ETN 21.19%, KB 인버스 2X KOSDAQ 150 선물 ETN이 20.98% 올랐다.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코스닥 곱버스 종목이었다.
이들 종목은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역으로 두 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스닥150 지수 하락 시 두 배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역시 코스닥 하락시 수익을 내는 코스닥 인버스 ETF도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1.39% 올랐고 PLUS 코스닥150선물인버스 11.29% 상승했다.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0.98%, RISE 코스닥150선물인버스 10.92%,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10.83% 등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곱버스 ETN들의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코스닥은 8.73%, 코스닥150지수는 10.95%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92% 하락해 코스닥이 훨씬 부진했다. 지난달 초 750선대였던 코스닥은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700선 아래로 떨어졌고 670선대에 머물고 있다. 연초 대비로는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늦어진 금리 인하 등이 코스닥의 부진이 더 깊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늦어진 금리 인하에 따른 높은 시장 금리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으며 이차전지 업황 둔화, 반도체 부진, 최근 바이오 업종 불안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웅한 iM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약세와 바이오 조정에 코스닥이 급락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달에도 증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장의 부진은 지속되고 곱버스 상품들의 수익률은 상승세를 보이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트럼프 정권의 관세 부과 리스크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고 11월 수출지표는 피크아웃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간간히 나오는 경기부양책에도 중국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외국인 수급은 하반기 내내 국내 증시 매도를 이어오는 가운데 해외 주식 가상화폐 등의 이탈이 나타나며 국내발 주식 매수세도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속된 하락세에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지난달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를 4558억원 순매수해 전체 ETF 중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상승 시 두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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