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의 새 예능 프로그램에 소년범 출신 남성이 출연해 논란이 인 가운데, 백 대표가 갱생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첫 화에는 과거 상습 절도로 9호 처분을 받은 김동준 씨가 멘티로 출연했다. '레미제라블'은 백 대표와 윤남노 등 유명 셰프 4명이 멘티 20여명에게 장사 비법 등을 전수하는 취지의 방송이다.
김 씨는 방송 전부터 범죄 이력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소년범의 경우 범죄의 경중에 따라 1호에서 10호까지 처분이 내려지는데 9호 처분은 두 번째로 강한 처벌이다. 소년원에 최장 6개월 송치된다. 이미 6호 처분이나 8호 처분받았는데도 재범을 저지르거나 가정의 보호 여부와 상관없이 중한 죄질의 비행을 저지른 경우 9호 처분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김 씨의 소년범 전력을 숨기지 않았다. 김 씨는 "저 같은 사람도 사회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출연하게 됐다. 저는 소년 보호 9호 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 6개월 다녀왔다"며 "당시 안 잠긴 차를 열고 내용물을 털었다. 휴대전화도 팔고, 카드도 긁어 썼다. 후회할 정도로 잘못을 했다. 이게 셀 수 없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작은아버지 집에서 살게 됐다. 그런데 3개월 뒤부터 교육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맞았다. 일상이 맞는 거였다. 목 밑으로는 다 멍이었다"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 갈색 피가 섞여 나왔다. 그렇게 맞고 나면 3일 동안 밥을 못 먹었다. (학교에서도) 더럽고 냄새난다는 이유로 애들한테 왕따당하고 맞기도 하고, 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김 씨는 고등학교에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출했고, 배고픔에 절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 차에 있는 돈에 손 대기 시작했다. 배고프니까 무한 반복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방송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는 "(재범으로) 소년원 갔을 때 (소년원) 선생님이 '할 수 있는데 왜 포기하려고만 하냐'고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걸 그때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고 피해자분들 대면을 못 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 그게 방송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다. 평상시 생활한 것보다 2, 3배는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백 대표도 김 씨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의 인생을 바꾼 것은 미리엘 주교의 은촛대, 믿음과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실패를 많이 했다. 처음부터 멋있게 사는 인생도 있지만,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며 멋있어지는 인생도 있는 거라고 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된 기회일지도 모른다"라며 "기회조차 없었던 그들에게 절실하게 부딪혀 볼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거다. 이건 저에게도 그들에게도 도전이다. 절실하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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