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뇌종양 판정에 함께 세상을 떠나려다 혼자 살아난 남편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김성래)는 살해 혐의(촉탁살인)로 구속기소 된 A씨(73)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30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 5월8일 아내 B씨(72)의 부탁을 받아 함께 죽기로 했다가 혼자 살아남아,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B씨는 2017년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주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시력이 지속해서 떨어졌다. 하지만 B씨가 병원에 가는 것을 거부해 정확한 병명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지내던 중 2022년께부터는 넘어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난 데 이어 2023년 12월부터는 스스로 움직이는 일조차 힘들어질 정도로 병세가 악화했다. 급기야 B씨는 남편 A씨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B씨는 지난 5월7일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이튿날 건강 악화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느낀 B씨는 A씨에 함께 죽자고 부탁하고 이를 실행했지만 A씨는 목숨을 건졌고, 아내 B씨는 약독물 중독으로 숨졌다. 이후 A씨는 촉탁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부탁받고 범행했다고 하더라도 귀중한 생명을 빼앗은 이 사건 범행은 그 죄책이 절대 가볍지 않다"면서도 오랜 기간의 결혼 생활과 아내의 부탁, 자녀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고령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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