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아니었어? 결혼 안해"…아무도 못말린 신부, 결혼식 결국

"공공 아닌 민간 부문 엔지니어였다"
신부, 결혼식 도중 거부 선언
지난해 공무원 시험 경쟁률 1300:1

인도의 한 결혼식에서 신부가 신랑의 직업을 뒤늦게 알고 결혼을 거부한 사연이 알려졌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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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현지시간) 뉴스18 등 현지 매체는 최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파루카바드 지역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서 신부가 결혼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신랑과 신부가 서로의 목에 꽃목걸이를 걸어주는 의식인 바르말라(Varmala)가 끝난 직후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말라는 힌두교식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로, 상대방을 자신의 배우자로 인정하며 평생 존경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서 신부의 가족은 파루바카드에서 남동쪽으로 약 580㎞ 떨어진 차티스가르주 발람푸르 출신의 남성과 딸의 결혼을 주선했다. 결혼 중개인은 신랑에 대해 "정부에 소속돼 근무하는 엔지니어로, 수천 평 이상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부는 결혼식 도중 신랑이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그는 "공무원이 아니면 싫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결혼을 거부했다. 인도에서는 사기업 직장인에 비해 높은 안정성을 가진 공무원이 크게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황한 양가 가족은 모두 신부를 설득했으며, 신랑 가족은 급여명세서를 가져와 보여주기까지 했다. 신랑이 월급으로 매달 12만 루피(약 200만원)를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 제조업 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은 195달러(약 27만원)다. 즉, 신랑은 평균임금의 약 9배에 달하는 액수를 벌고 있었다. 그런데도 신부는 결혼을 완강히 거부했고, 결국 양가는 결혼식 비용을 서로 나눠서 지불하기로 합의한 후 식을 중단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신랑은 잘못한 게 없는데 안타깝다" "결혼 중개인이 올바르게 설명했어야 한다" "양가 가족 모두 충격에 빠졌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인도의 공무원 시험(UPSC) 경쟁률은 1300대 1에 달했다. 시험은 대학 학위에 준하는 학력을 보유한 21~32세만이 응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응시 가능 횟수는 6회로 제한돼 있으며, 두 차례의 시험과 면접을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합격한다. 인도 공무원의 월 급여는 56100루피(약 92만원)로 근로자 평균임금보다 높으며, 정년퇴직이 보장되고 집과 자동차, 수행인력 등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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