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사업이 삼성물산 신사업의 한 축이라면 소프트 비즈니스는 또 다른 축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플랫폼 사업은 아파트에 이어 빌딩으로 영역을 넓히며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입주민에게 제공하는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올해는 건설업계 최초로 빌딩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건설업계의 플랫폼 시장을 선점해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8월 출시한 홈플랫폼 ‘홈닉’은 래미안 원베일리에 최초 적용한 이후, 26일 현재까지 4만여가구에서 활용하는 등 입주민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홈닉’은 디지털 스마트홈 서비스와 더불어 주거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모았다. 개별 세대를 넘어 커뮤니티 시설 등 단지 전체로 연결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입주민들은 홈 IoT뿐 아니라 건강상담과 관리를 받는 헬스케어 서비스, 메타버스 기술로 집안을 꾸미고 제품을 구매하는 홈스타일링, 청소·방역을 제공하는 홈케어, 식음료 배달 등을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홈닉2.0으로 진화했다. 기존 홈닉에서 입주민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서비스를 확장했다. 커뮤니티 예약, 방문 차량 등록 등 기본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관리비나 월세 납부를 위한 결제 기능을 갖추는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대거 보강했다.
애프터서비스(AS) 기능을 적용한 아파트케어 서비스도 도입했다. 입주민들이 홈닉을 통해 하자나 수리, 교체 등을 접수하면 래미안의 담당 전문 엔지니어가 직접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준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일부 아파트 단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다른 지역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입주민과 주변 상권에서 직접 제안해 아파트 보수에 필요한 자재·부품 등을 공동구매하는 서비스, 삼성전자 등 30여개의 검증된 제휴사에서 특가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도 추가했다.
지난 8월에는 빌딩 전용 플랫폼 ‘바인드(Bynd)’를 출시했다. 다수의 건물을 시공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업용 빌딩 서비스를 플랫폼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자동화와 지능화 기술을 활용해 빌딩 내 인프라와 설비, 전자기기는 물론 빌딩을 구성하는 전체 시스템을 연결하고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앱을 기존 오피스빌딩에 적용하면 근무환경 모니터링과 관리, 스마트 출입, 좌석 또는 회의실 예약, 빌딩 내 상가 주문과 결제 등 약 100여개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관리자들은 이 앱을 이용해 소방이나 전기, 조명 등 시설물을 관리하고 건물 에너지, 내·외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들은 엘리베이터 호출은 물론 임대현황 조회·납부까지 가능하다. 개별 서비스를 모아놓은 수준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으로 결합한 것도 눈에 띈다. 방문객은 미리 전송받은 QR코드로 건물 출입부터 주차등록을 할 수 있다. 방문사실 통보와 함께 회의 시작 전에는 조명과 냉난방 등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스마트 오피스, 빌딩제어 등 분야별 선도기업이나 유망한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플랫폼 생태계 기반을 다지는 한편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 확장해나갈 계획"이라며 "홈닉, 바인드에 이어 물리적 공간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함으로써 공간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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