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터슨연구소장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대미투자 늘려라"

한경협·피터슨연구소 콘퍼런스
아담 포센 소장 "美관세 타깃 中·멕시코"
"韓, '미국요새' 들어가되 미·중 외 시장 다각화"
한경연 "美 보편관세로 대미수출 최대 22조 감소"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재임기에도 대미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이 제언했다. 미국의 관세정책 타깃은 중국, 멕시코이지 한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담 포센 미국 피터슨경제연구소장. 아시아경제 DB

아담 포센 미국 피터슨경제연구소장.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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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PIIE와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 생존 해법'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경협과 PIIE가 공동 주최한 첫 콘퍼런스다. PIIE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경제 분야 연구역량과 영향력을 갖춘 미 싱크탱크다.

아담 포센 PIIE 소장은 기조연설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포센 소장은 "미국의 견조한 성장은 인공지능(AI) 등 기술진보에 따른 미 노동생산성 개선에 기인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과 함께 기준금리 재인상 리스크도 있다"고 예상했다.


포센 소장은 트럼프의 보편 관세 등 통상 공약이 단순한 위협인지 실행으로까지 이어질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정책은 취임 직후 실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정책은 주로 중국과 멕시코를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 등 다른 국가에는 협상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포젠 소장은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성장은 한국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트럼프 2.0 시대에는 한국이 대미 직접투자를 확대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요새'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중 외 시장으로의 다각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주최 네트워킹 리셉션’에서 악수하고 있다. 한경협 제공 연합뉴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주최 네트워킹 리셉션’에서 악수하고 있다. 한경협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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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한경협 회장은 한미 경협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최근 글로벌 정세 속에서 긴밀한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한미 민간 경협 활성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한미 민간 경협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최선의 노력과 지원을 다하겠다"고 했다.


미국 보편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최대 158억달러(약 22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 보편관세 정책 실행 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158억달러(13.6%) 감소할 수 있다"며 "미국이 대체하기 어려운 방위산업, 조선, 원자력 등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개별 산업별 맞춤형 공급망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정책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시행될 것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제프리 쇼트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관세정책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고 한미 FTA 체결국인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쇼트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반도체·방산·조선 등에서 양국이 '윈윈'하는 산업 협력 아이템을 제안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 때문에 한국 기업이 반도체 등 주요 비즈니스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마틴 초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및 기술규제가 반도체를 비롯한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연원호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제안보실장은 중국과의 탈동조화를 추진하는 미국, 중국 관련 위험제거를 추진하는 유럽연합(EU)과 달리 한국은 전략 옵션이 많지 않다고 했다. 연 실장은 "한국 경제안보 전략은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산업정책과 가치공유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라는 두 축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국 방산 기업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동 지역 무기 수요 증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컬렌 헨드릭스 PIIE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외교안보정책은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주한미군 등 방위비 비용 분담 압박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NATO와 중동 지역 무기 수요 증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재임기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부담스러워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강태수 한경연 객원연구위원(카이스트(KAIST) 교수)은 "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미국 재정적자로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고,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던 여한구 PIIE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시기에 여러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 기업들이 '수출·투자 병행체제'로의 구조전환 등 체질 개선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경협은 PIIE와 연례 콘퍼런스를 매년 함께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경연 원장은 "앞으로 PIIE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글로벌 싱크탱크와의 교류·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한경협은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한국 경제계가 불확실한 대외환경에서 나아갈 방향과 통찰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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