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영국은 폭압적 경찰국가" 또 비난…갈등 재점화

英 폭력사태 기점으로 스타머 정부와 충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영국을 "폭압적인 경찰국가"라고 비판하며 영국 정부와의 갈등에 또 한 번 불을 지폈다.


머스크 CEO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영국에서 새로운 총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100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사람들은 사회주의적 폭정 경찰국가에 지쳤다"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영국 국민은 폭압적인 경찰국가(tyrannical police state)를 진절머리 나게 겪어왔다"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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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가 영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 CEO는 지난 7월 말부터 8월까지 영국에서 반(反)이민·반이슬람 폭력 시위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키어 스타머 영국 정부와 공개적으로 충돌해왔다. 최근엔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국민의 목소리가 훌륭한 해독제"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앞서 영국에선 지난 7월 29일 영국 사우스포트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어린이 3명이 숨진 후 피의자가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가짜뉴스가 SNS에 퍼지면서 폭력 시위가 발발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시위와 관련한 온라인 콘텐츠에 느낌표나 댓글을 달며 동조했고, 거리에서의 폭력 사태를 보여주는 영상을 게시하고는 "내전은 불가피하다"라고 첨언해 이목을 끌었다. 또 스타머 총리가 "우리는 이슬람 사원과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 "'모든' 공동체에 대한 공격에 대해 걱정해야 하지 않느냐"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에 스타머 정부는 폭력 사태가 확산한 주요 원인으로 SNS 등을 통한 루머 확산과 폭력 선동을 지목했고, 머스크 CEO의 엑스를 겨냥해 관련 IT 기업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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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 과학혁신기술위원회는 이달 20일 SNS가 폭력 사태에 미친 영향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치 오누라 위원장은 머스크 CEO를 비롯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고위급 임원을 소환해 SNS가 영국 폭력 사태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설명을 듣겠다고 예고했으나, 머스크 CEO는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스타머 총리 대변인이 머스크 CEO의 영국 정부 비판에 대해 "개별 코멘트들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총리는 영국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총리 대변인은 또 "총리는 트럼프는 물론 머스크를 비롯한 그의 전체 팀과 협력해 무역, 투자, 안보, 방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국과 미국의 특별한 관계를 심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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