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가 회계담당 직원이 수년간 의도적으로 1억5000만달러(약 2100억원) 상당의 배송관련 비용을 누락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해 3분기 실적 보고서 발표를 2주일 연기했다. 메이시스의 주가는 2%이상 하락했다.
메이시스는 25일(현지시간)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하면서 당초 다음날인 26일 예정됐던 정식 실적보고서를 다음달 11일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는 택배 배송 관련 비용 계정을 담당해온 한 회계 담당 직원이 2021년 4분기부터 최근까지 1억3200만~1억5400만달러의 비용을 의도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메이시스는 관련 조사에 돌입한 상태로 다음달 11일 분기 실적보고서를 공개할 때 이에 대한 세부 내용도 발표하기로 했다. 내부 조사 결과에서 추가 연루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회계직원이 이 돈을 사적으로 챙긴 것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직원은 현재 해고된 상태다.
또한 이러한 오류는 1988년부터 메이시스의 감사를 담당해온 회계법인 KPMG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짚었다. KPMG측은 WSJ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의 제프리 요한스 회계학 부교수는 "회사의 내부 통제에 차질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메이시스는 이번 회계 오류 사태가 회사의 유동성 관리나 납품업체 대금 지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이날 메이시스는 잠정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이 47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47억2000만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회계 오류 사태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메이시스의 주가는 전장 대비 2.21% 하락 마감했다. 메이시스의 주가는 올 들어 20%이상 떨어진 상태다.
1858년 설립된 메이시스는 미 전역에 약 500곳의 백화점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년 뉴욕에서 개최하는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로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기업이 부상하며 최근 몇년간 위축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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