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는 25일(현지시간) 내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 "우리 정부는 미국 행정부 변화와 상관없이 최상의 한미동맹을 계속 발전시키는 데 최우선 방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 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러북 군사 밀착 상황과, 날로 거칠어지고 있는 북한의 대남 위협, 미 행정부 교체기의 중대 도발 가능성 등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와는 판이해진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확장억제(미국의 핵우산 제공)를 포함한 연합 방위 태세가 공고하게 유지되고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미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통화가 이뤄지고, 거기서 의례적인 인사뿐 아니라 조선 분야 협력과 같은 협력 관련 실질적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첫 단추가 잘 끼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포함,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근까지 다양하게 소통해 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재계를 포함한 한미 간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로건법(Logan Act) 등 미국 법규와 관행 등을 고려해 대통령 취임 전에는 외국 정상과 회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한국을 비롯해 취임 전 회담을 요청한 많은 국가에 해당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내각에 지명한 인사들도 의회 인준을 마치기 전에는 대외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로건법은 미국 시민이 허가 없이 외국 정부와 협상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조 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경제통상정책 기조의 변화가 우리 경제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관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SA)' 등 현시점에서 예상가능한 경제 현안들을 미리 관리하고,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여건 조성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경제 관련 입법 성과인 IRA와 CSA에 따른 대미 투자 한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 도입 가능성 등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조 대사는 지난해 한국이 전 세계 국가 중 대미투자액 1위에 올랐다고 소개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투자 환경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미국 조야에 적극 환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한미 양국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를 창출해 왔듯이 기존 협력 분야 외에 조선, 인공지능(AI), 퀀텀(양자 컴퓨팅), 방위산업, 원전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를 적극 모색함으로써 트럼프 2.0 시대에 도전 요인은 최소화하고, 기회 요인은 최대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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