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포괄하는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한 발짝 다가갔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로부터 예비평가(Preliminary Assessment) 결과를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예비평가는 이코모스와 당사국이 등재 신청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 논의하는 과정이다. 유네스코에서 2021년에 도입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9월 '한양의 수도성곽' 예비평가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 약 1년 동안 서류를 심사한 이코모스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더불어 진정성과 완전성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추가적인 비교분석 연구, 유산의 보호·관리체계 강화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지자체(서울특별시·경기도·고양시)와 함께 권고사항을 반영하고, 등재 신청 대상 선정 등 국내외 절차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려면 잠정목록, 우선등재목록, 등재신청후보, 등재신청대상 등 네 단계의 국내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2022년 12월에 우선등재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잠정목록 가운데 등재 준비가 잘 된 유산을 선정하는 단계다. 등재 신청 추진체계와 연구진 구성, 등재 기준을 충족하는 연구 결과, 보존관리계획 등 요건이 모두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애초 관련 지자체들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각자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양도성은 2012년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2017년 진행된 자문기구 심사에서 '등재 불가'로 판정돼 등재 신청이 철회됐다. 북한산성도 2018년 문화유산위원회의 잠정목록 등재 심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세 지자체는 국가유산청 권고에 따라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묶어 세계유산 등재를 공동 추진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한양도성과 그 배후의 북한산성, 그 사이를 연결하는 탕춘대성을 연결한 성곽군으로 18세기 완성된 조선 수도 방어성곽의 가치를 강조하기로 했다. 그 결과 추진 2년 만에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최종 등재신청대상이 되면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다. 약 1년간 이코모스로부터 현장실사 등 다양한 가치를 평가받는다. 등재 여부는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세 지자체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에 대한 학술연구와 국내외 유사 유산과의 비교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체계적인 보존 관리를 위한 통합 보호 관리 체계도 갖춰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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