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 주택 가격 상승이 주춤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의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인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달 101.7로 기준금리 인하와 물가안정에 따른 경기개선 기대감으로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CCSI를 구성하는 주요 지수 중에서 향후경기전망CSI가 지난달 81에서 이달 74로 7포인트나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향후경기전망CSI가 7포인트 하락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향후경기전망CSI 외에도 현재경기판단CSI와 생활형편전망CSI가 이달 들어서 소폭 하락하면서 CCSI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와 수출 증가세 둔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관세 인상 우려가 지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우리 증시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오르는 등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11월 주택가격전망CSI는 109로 전월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2개월 연속 하락이며 하락폭만 놓고보면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황 팀장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아파트 매매 감소 및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11월 들어 주택가격전망CSI가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11월 금리수준전망CSI는 93으로 전월 대비 5포인트 올랐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은행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과 동일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환율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고,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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