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집에 왜 자주가냐, 파양하겠다"…10대 입양딸 학대한 40대

징역10개월에 집유2년
재판부 "훈육 범위 넘는 과도한 행위"

10대의 입양 딸을 훈육한다는 이유로 정서·신체적으로 학대한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2일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단독(강명중 판사)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여·44)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2년부터 2022년 1월까지 2005년에 입양한 딸 B양(19)을 상대로 자택과 영월의 조모 집 등지에서 3차례 신체적 학대를 하고 3차례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22년 1월 중순 원주시 자신의 집에서 당시 17살이던 B양과 전화 통화 중 딸이 남자친구 집에 자주 머무르는 것에 화가 나 "너 이런 식으로 살면 못산다. 서류 정리하자, 파양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이 10살이던 2015년 가을 B양이 친구들과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서 속상하다고 하자 A씨는 갑자기 화를 내며 '그 상황에서 이렇게 했어야지. 뇌가 안 굴러가냐'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또 B양을 폭행한 혐의도 있다. 2021년 6월 초 영월군 조모의 집에서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당시 B양은 '이럴 거면 왜 데리고 왔냐'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에 화가 난 A씨가 B양의 뺨을 때렸다.

재판부는 "입양한 딸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의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행위"라고 판시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훈육의 목적으로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