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조병규號 결국 좌초 수순…'부당대출 사태' 피의자 전환 부담

우리금융 이사회, 업무수행 지속 불가 판단
검찰·금감원 전방위 압박…회장·은행장 사무실 등 압수수색
친인척 부당대출 연루 의혹, 손태승 전 회장도 구속영장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다음주 윤곽…내·외부 출신, 한일·상업 출신 관심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여파로 교체될 전망이다. 이번 주 들어 지주와 은행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검찰은 손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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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조 행장의 연임이 불가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는 7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7월부터 우리은행을 이끌었던 조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로 종료된다.

이날 이사진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350여억원 규모 부당대출 의혹으로 조 행장이 피의자로 전환되면서 더이상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과 개인사업자에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검찰 수사로 70~8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당대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은 조 행장이 부당대출 과정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보고의무 위반으로 조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판단이 알려진 직후 공교롭게도 검찰은 손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손 전 회장은 지난 20~21일 이틀 동안 20시간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이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그간 검찰과 금감원은 부당대출 의혹을 밝히기 위한 전방위로 압박을 해왔다. 금감원은 지난 6월 부당대출과 관련해 수시검사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0월부터는 내년에 계획됐던 정기검사를 1년 앞당겨 진행했다. 여기에 통상 6주의 정기검사 일정도 1~2주 연장키로 했다.


금감원의 수시검사 결과를 전달받은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당대출 사건의 중심에 있는 손 전 회장의 처남이 지난 9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10월에는 우리은행 전 본부장이 구속기소 됐다. 지난 18일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성모 전 부행장도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의 범위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사무실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18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압수수색을 통해 여신 관련 문서는 물론 부당대출 사건을 인지하고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검찰은 지난 8월 1차 압수수색에서 우리은행 본점 여신감리부서를 포함해 구로구 신도림 금융센터,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다음 주 윤곽…후보군 '비공개'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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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행장에 이어 우리은행을 이끌 후보는 다음 주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일정상 11월 말에는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로 유도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집행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그룹 부사장,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은 4명의 후보자를 공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인선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은행장 인선 절차에 대해 철저하게 기밀이 유지되는 분위기"이라면서 "롱리스트는 물론 숏리스트도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최종 행장 후보에 내부 출신이 이름을 올릴지 외부 출신이 이름을 올릴지다. 내부 출신이라면 한일은행 출신일지, 상업은행 출신일지도 관심사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빛은행으로 합병한 이후 5명의 상업은행 출신, 3명의 한일은행 출신, 3명의 외부 출신을 은행장으로 맞았다. 상업은행 출신은 초대 행장이었던 김진만 행장을 포함해 이순우, 이광구, 권광석, 조병규 행장 등이다. 이종휘, 손태승, 이원덕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었다. 외부 인사로는 이덕훈, 황영기, 박해춘 행장이 우리은행을 이끌었다.


하마평에 올라있는 정진완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고 박장근 부행장과 유도현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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