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서 '메탄올 칵테일' 마신 외국인 5명 사망…영국·호주 발칵

英 변호사 시몬 화이트도 사망
사망자 수 5명으로 늘어

라오스에서 메탄올이 섞인 것으로 추정되는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외교부는 런던 남동부 출신의 변호사 시몬 화이트(28)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는 "라오스에서 사망한 여성의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며 "현지 당국과 연락 중"이라고 덧붙였다.

화이트는 지난 12일 라오스 방비엔의 나나 백패커스 호스텔을 방문한 12명의 관광객 중 한명이었다. 관광객들은 호스텔이 제공한 주류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호주 출신의 비앙카 존스(19)와 덴마크인 2명, 미국인 1명이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번에 시몬 화이트까지 사망하면서 결국 사망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또 비앙카의 친구 홀리 보울즈(19) 또한 방콕의 한 병원에서 생명유지 장치를 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픽사베이

이들이 마신 주류에선 메탄올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메탄올은 공업 목적으로 사용되는 무색 가연성 공업용 액체다. 메탄올은 인체에 치명적이지만 에탄올과 비슷한 냄새가 나서 가짜 술 제조에 종종 이용된다. 메탄올에 중독될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의 증상이 나타나고 과호흡, 호흡 곤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메탄올은 단 25㎖만 마셔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라오스 경찰은 이들이 묵은 호스텔의 매니저를 구금해 조사 중이다.

BBC는 "메탄올 중독은 동남아시아, 특히 메콩강 유역의 가난한 국가에서 오랫동안 잘 알려진 문제였다"며 "외국 정부는 이러한 장소에서 음주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지만, 배낭 여행객 사이에선 여전히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뉴질랜드 외무부는 "라오스 여행 관련 안내를 업데이트해 술 종류를 마신 이후 메탄올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이어 "여행객은 알코올음료, 특히 칵테일과 해로운 물질이 섞였을 수 있는 주류로 만든 음료를 섭취하는 데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해당 호스텔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페이지는 비활성화된 상태이며 예약을 더 이상 받고 있지 않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세계 각지에서 음주 급증과 메탄올 중독이 "너무 흔하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