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사비'(侘び寂び)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별다른 설명 없이 이같은 일본어를 올려 그 의미와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머스크의 엑스 계정에는 별다른 설명 없이 '侘び寂び'라는 일본어가 적혀있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와비사비는 '간소하고 소박한 가운데 깃든 한적한 정취'라는 의미로 일본 특유의 미의식을 담은 표현으로 알려졌다. 완벽하지 않거나 결함이 있는 것,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철학인 동시에 복잡하거나 장식이 과한 것보다는 간결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여백의 미, 미니멀리즘 등을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그가 이러한 게시물을 올린 의도에 대한 추측은 분분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은 머스크가 자신의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대한 철학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을 맡은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앞으로 정부효율부가 추진할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대한 구상을 소개한 바 있다. 이들은 연방공무원들이 과도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공무원 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예고하면서, 과도한 규제와 재택근무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CNN은 재택근무 폐지안에 대해 "많은 연방 공무원들을 자발적으로 떠나게 해 새 트럼프 행정부가 공무원 숫자를 줄이고 정부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재택근무에 부정적인 상사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2022년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한 뒤에도 직원들에게 보낸 첫 단체 이메일에서 재택근무 금지를 선언했으며, 이후 전체 직원의 80%인 60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5월에도 머스크는 히라가나 없이 한자로만 '侘寂'라고 적고, '불완전함의 규정하기 힘든 아름다움'(the elusive beauty of imperfection)이라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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