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올해 투자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 내년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올해와 변함이 없거나 더 위축될 것이란 예상이 절반을 넘어섰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이런 내용을 담은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를 21일 발표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는 2014년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매년 공동 시행해 온 설문조사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의 인식과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9월 13일부터 27일까지 총 15일간 오픈서베이와 리멤버(창업자, 투자자)를 통해 진행됐다. 창업자 250명, 투자자 200명, 대기업 재직자 200명, 스타트업 재직자 200명, 취업준비생 200명이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올해는 특히 조사 대상에 ‘투자자’를 새롭게 추가했으며 특별 주제로 ‘인공지능(AI) 관련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자·투자자 10명 중 6명(각각 63.2%, 64.0%)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지난해 대비 위축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투자 유치·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창업자 48.4%, 투자자 53.5%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이같은 투자 시장 혹한기에 스타트업이 취해야 할 대책으로 창업자는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53.2%)’, ‘정부지원사업 등 추진(49.6%)’을 꼽았다. 반면, 투자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흑자 사업에 집중(60.0%)’, ‘기업 비용 절감(55.5%)’을 꼽았다. 창업자에 비해 투자자들은 투자 혹한기 리스크에 스타트업들이 더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창업자는 50.5점, 투자자는 52.6점을 줬다. 창업자의 경우 지난해 46.5점에 비해 약 4점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지 않은 점수다.
많은 창업자, 투자자는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느꼈다. 창업자의 64.8%, 투자자의 58.9%는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창업자, 투자자 대부분이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 전망을 밝지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의 82.4%, 투자자의 66.5%가 향후 1년 뒤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경제위기 가능성/경제상황 악화(창업자, 투자자 각각 35.9%, 33.8%)’를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거나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 꼽았다.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창업자, 투자자 역시 ‘경제회복/활성화(창업자의 13.6%)’, ‘금리 변화(투자자의 28.4%)’ 등을 1순위로 꼽았다.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을 묻는 질문에 창업자들은 네이버를 16.6%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카카오와 삼성이 각각 14.4%를 차지해 공동 2위를 차지했으며, SK가 11.6%로 4위를 차지했다.
가장 입주·활용하고 싶은 창업지원센터로는 1순위 응답 기준 서울창업허브(11.6%)가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판교스타트업캠퍼스(10.4%), 구글 스타트업캠퍼스(9.2%)가 3순위 안에 들었다.
가장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로는 블루포인트(8.0%)가 꼽혔다. 올해부터 새롭게 보기에 추가된 창조경제혁신센터(7.2%),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6.4%)가 각각 2, 3위로 뒤를 이었다. 이어 스파크랩(5.2%), 소풍벤처스(5.2%), 프라이머(4.4%) 순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벤처캐피탈(VC)을 묻는 질문에는 알토스벤처스가 9.6%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8.4%), KB인베스트먼트(8.0)%)가 뒤를 이어 2, 3위를 차지했으며 미래에셋벤처투자(6.4%), SBVA(소프트뱅크벤처스)(3.6%) 역시 5위권 이내에 안착했다.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은 카카오벤처스(10.4%)가 1위로 뽑혔다. 삼성벤처투자(8.0%), 포스코기술투자(6.8%), 네이버 D2SF(6.0%), 현대자동차 제로원(5.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창업자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4.6점으로 지난해 52.5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정부가 시급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과제로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2%)’, ‘각종 규제 완화(19.2%)’가 꼽혔다. 투자 활성화 관련 응답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는 지난해 대비 6%p 감소했다.
투자자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5.8점으로 창업자보다 약간 높았다. 투자자 역시 정부가 시급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과제로 ‘각종 규제 완화(26.5%)’,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5.0%)’를 꼽아,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실력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찾아 글로벌로 나가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지원금에 의존하며 버티는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글로벌 저금리로 발생했던 거품이 완전히 꺼지면서 창업에 진심인 사람들만 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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