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최대 인프라 재벌 아다니, 美서 뇌물 혐의로 기소

印공무원에 뇌물, 태양광 사업권 따내
자금 유치 위해 美투자자 오도 혐의도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체인 아다니그룹의 총수 고탐 아다니 회장이 미국에서 사기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미 뉴욕동부지검은 20일(현지시간) 증권사기 등 공모 혐의로 아다니 회장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아다니 회장의 조카이자 그룹 내 신재생에너지 계열사 임원인 사가르 아다니 등 6인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인도 공무원에게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해 인도 최대의 태양광 발전소 사업 계약을 따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2020년부터 4년간 인도 정부 관계자에 뒷돈을 건넨 대가로 향후 20년 동안 20억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피고 중 한명인 브닛 자인 전 아다니 그린에너지 최고경영자(CEO)가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꾸며 미국 투자자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사들로부터 30억달러 이상의 대출과 채권을 조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현행법은 외국에서 벌어진 부패 혐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미국 투자자나 미국 시장이 연관된 경우 연방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허용한다. 아다니 그룹은 여러 인프라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에서 투자금을 유치해왔다.

1988년 창립한 아다니 그룹은 항구·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을 필두로 석탄, 가스 등 자원개발과 전력 사업까지 뻗치며 불과 30여 년 만에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으로 초고속 성장했다. 2022년 초엔 포스코와 친환경 일관제철소(제선·제강·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 건설 등 합작사업을 추진하기로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급성장 과정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유착 의혹이 야당을 중심으로 불거졌고, 지난 1월에는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기관 힌덴버그 리서치가 주가조작 및 분식 회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62세 나이의 아다니 회장이 보유한 자산은 698억달러(약 98조원)로 추정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