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두고 해외 마약상들과 연계해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21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 운반책 등 6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10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나이지리아에 있는 총책 A씨(57)와 해외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하면서 대량의 마약류를 나이지리아에서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둔 마약 조직은 온라인을 통해 취약계층인 노인들에게 접근했다. 이어 "한국에서 대출이나 투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인 뒤 국내 관계자에게 선물을 전달해 달라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운반하게 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검거된 해외 운반책 3명은 모두 고령의 외국인이었다.
일당은 통관을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마약류를 숨겨왔는데, 멕시코시티에서 가져온 필로폰은 초콜릿처럼 포장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밀반입한 필로폰은 배낭 안에 밀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국내 사정에 밝아 마약류 밀반입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021~2023년 사이에 발생한 3건의 필로폰·대마 밀수 사건 등도 A씨의 지시로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포함한 나이지리아 국적 7명을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로 별도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는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를 완료한 상태다.
경찰은 올해 3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지난 4월 멕시코에서 필로폰 3kg을 받아 인천공항으로 입국 후 호텔에 숙박 중이던 스웨덴 국적의 운반책을 긴급체포했다. 이와 함께 필로폰을 건네받기 위해 위장거래 현장에 나온 나이지리아인 국내 유통책 등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또 외국인 운반책 등으로부터 20만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시가 200억원 상당의 필로폰 6.15㎏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연계된 국내 마약상과 A씨의 국내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인터폴 적색 수배한 A씨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 나이지리아 마약청과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 후 엄중하게 사법 처분을 받게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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