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으로 시험 진행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시험에 응시한 1만여명의 수험생이 혼란에 빠지게 됐다. 입시업계에서는 해당 전형에 응시한 수험생뿐 아니라 수시와 정시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는 연세대가 제기한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전형 효력정지 가처분(인용)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연세대 측은 결정에 불복해 즉시 항고 뜻을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연세대의 항고 의사는 존중한다"면서도 대학별 수시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 마감일인 12월26일까지는 입시 혼란을 방지할 대안을 마련하라고 대학에 촉구했다. 연세대는 공정성 침해를 이유로 재시험 실시나 정시 이월 등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연세대 재시험 집단소송의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논술문제 유출 등을 규탄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번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전형에 응시한 수험생은 9666명이다. 연세대는 이번 전형을 통해 24개 모집단위(학과)에서 총 261명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논술시험의 효력이 정지되면서 재시험을 요구하는 본안 소송의 판결 전까지 해당 시험의 후속 절차는 중단된다.
입시업계에서는 연세대 논술전형 절차가 중단됨에 따라 해당 시험 응시생뿐 아니라 수험생 전반에 미칠 영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세대를 포함한 각 대학은 다음달 13일까지 수시전형 최초 합격자를 발표해야 한다. 발표 시한이 지나면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의 원서 접수 기회 6번 중 1번을 날리게 된다.
게다가 논술전형이 아닌 다른 수시전형에도 함께 지원하는 수험생도 상당하다. 논술전형을 제외한 다른 수시전형 합격자 등록도 16~18일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그 전까지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수험생 입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전형 합격자를 보면 서울대나 의약학 계열로 빠지는 학생이 상당하다"며 "(연세대 수시모집에서)추가 합격 기간이 줄어들거나 추가 합격자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재시험을 하더라도 추가 합격 등 전체 일정이 변동될 수 있고, 200여명이 정시로 이월된다면 정시 합격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미 수시모집 사이클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수험생이 손해를 보게 되는지 등 대책을 마련해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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