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받기 더 어려워졌다"…삼성·대우·DL이앤씨도 침체 허덕

5대 건설사 공사미수금 회수기간 분석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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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국내 5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 , 대우건설 , DL이앤씨 의 공사비 회수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 고금리 등 경기 한파에 대형 건설사들도 공사비를 받아내는 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공사미수금 회수기간 67일→102일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5대 건설사의 올해 3분기·지난해 3분기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매출(전년 매출 5% 이상 공사 계약)과 공사미수금을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3곳은 공사 중인 현장의 공사미수금 회수 기간이 길어졌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 공사미수금을 받는 데 102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67일)보다 한 달 이상 늘어났다. 올해 3분기 공사를 했음에도 이에 대한 대가를 같은 분기 내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대우건설은 같은 기간 공사미수금 회수일이 36일에서 50일, 삼성물산은 24일에서 25일로 길어졌다.


공사미수금은 건설사가 도급 공사를 진행했지만 받지 못한 공사대금을 말한다. 이는 매출이 발생했지만 받지 못한 돈인 매출채권으로 인식된다. 매출액에는 매출채권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통상 공사미수금의 회수기간의 증감은 매출액 대비 미수금의 증감을 통해 가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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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올해 3분기 매출 100억원, 공사미수금 20억원을 기록한 건설사의 공사미수금 회수 기간은 92일(3분기)을 5(매출 100억원/공사미수금 20억원)로 나눈 18일이다.

공사 매출이 감소하면서 공사미수금 회수 기간↑

이 건설사들의 공사 미수금 회수기간은 늘었지만 이유는 조금씩 달랐다.


DL이앤씨는 공사 미수금이 늘어나면서 회수기간이 길어졌다. DL이앤씨의 미수금은 지난해 3분기 평균 2531억원에서 올해 3분기 3062억원으로 늘었다. 미수금이 전년 대비 21.0% 늘었다.


이와 달리 대우건설(3525억원→3349억원)과 삼성물산(8068억원→6404억원)은 공사미수금 규모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매출 하락 폭이 커지면서 미수금 회수기간이 늘었다. 대우건설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9095억원에서 올해 3분기 6104억원으로 32.9%, 공사미수금이 같은 기간 5.0% 감소했다.


삼성물산도 대우건설처럼 공사미수금보다 매출이 더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 현장 공사로 인한 매출은 2조39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321억원)보다 23.4% 하락했다. 공사미수금은 같은 기간 20.6%(8068억원→6404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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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에서는 2021년 8월 계약한 이라크 신항만 1단계 공사 현장에서 평균 공사미수금이 6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공사로 발생한 매출은 지난해 3분기 2354억원에서 올해 3분기 95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공정률은 72.4%다.


삼성물산은 준공을 앞둔 현장에서 공사미수금이 가장 많이 쌓였다. 2021년 10월 계약한 경기도 평택의 디스플레이·반도체 생산공정(FAB) 3기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올해 3분기 평균 공사미수금은 1825억원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공사비가 올랐어도 매출을 높여 이익을 보는 방식으로 버틸 수 있었는데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이익도 감소하는 양상"이라며 "대형 건설사는 중소 업체에 비해 체력이 돼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발생하는 매출 감소 등은 향후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 의 공사 중인 현장의 공사미수금 회수 기간은 지난해 3분기 54일에서 올해 3분기 27일로 빨라졌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같은 기간 36일에서 28일로 줄어들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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