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축사 두고 격돌…與 "유죄 받더니 선거법 개정" vs 野 "선고 전 쓴 축사"

이재명 20일 축사 통해 공직선거법 개정의견 밝혀
국민의힘 "약물복용 걸리자 도핑테스프 폐지주장"
민주당 "서면축사 전달 시점도 모르고 맹비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공직선거법 개정 관련 축사를 두고서 여야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 운동의 자유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에 서면으로 된 축사를 통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며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 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운동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지나친 규제와 '이현령비현령' 식의 법 적용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우리 국민의 의식과 사회적 틀이 잡혀있는 만큼 투명성을 강화하고 불법은 막는 개정이 꼭 필요하다"며 "(토론회에서) 건설적인 대안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해당 축사를 두고서 정치권은 시끄러웠다.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자 '선거법을 개정하자'는 이 대표, ‘약물복용 드러나자 도핑테스트 폐지하겠다’는 건 아닌지 묻는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피선거권이 10년간 제한되는 무거운 형을 선고받고 앞으로도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이 대표가 ‘위인설법(爲人設法)’으로 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지 불과 6일 만에 내놓은 메시지가 맞는지 귀를 의심케 한다"며 "방탄이 어려워지니 급기야 선거법을 고쳐 자신에게 내려진 사법부 판결을 무력화하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상상을 초월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축사는 선고공판 이전인 14일에 전달된 서면축사"라고 해명에 나섰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서면축사가 전달된 시점도 확인하지 않고 쏟아낸 맹비난"이라며 "거짓을 진실로 꾸미는 것이 국민의힘의 특기이냐"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여야의 합리적 공직선거법 개정을 지지하기 위해 보낸 이 대표의 축사조차 공격의 소재로 삼을 만큼 조급하냐"며 송 대변인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송 대변인은 추가 논평을 통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피선거권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선거법을 개정하자는 게 본심이 아니었다면 서면축사를 회수하거나 내용을 수정할 시간이 무려 5일이나 있었다"며 "대표가 말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한 개정을 포함하는 것이냐. 이 질문에 대해 이 대표가 국민 앞에 직접 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